키스 해링: 1978~1982展
2012. 3. 16~7. 8 브루클린미술관(http://www.brooklynmuseum.org/exhibitions/keith_haring/#)
뉴욕 미술계의 대표적인 팝아티스트 키스 해링(Keith Haring)의 초기 작품 전시가 브루클린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이 전시에는 키스 해링 특유의 시각 언어의 발달을 보여 주는 드로잉 150여점과 엽서, 일기, 전시 광고물 등 150개 이상의 작가의 소품 그리고 제작 장면이 담긴 비디오가 함께 전시된다. 전시는 연대기 순으로 구성되며, 그가 뉴욕에 온 이후 공공장소에 그렸던 정치적 성향의 작품에서부터 장 미셸 바스키아(Jean- Michel Basquiat), 케니 스카프(Kenny Scharf)와 어울리며 뉴욕의 다운타운 문화에 심취했던 시기의 작품들까지 포함됐다. 특히 그의 초기 드로잉과 비디오 작작품, 콜라주 등은 이번 전시를 통해 최초로 공개된다. 전시 기획은 라파엘라 플라토우(Raphaela Platow)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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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 입구 전경
초기작은 검은 바탕의 종이에 분필로 낙서하듯 그린 드로잉이 대부분이었으나 점차 간결한 선과 원색의 사용, 재치 있는 표현 등 특유의 유쾌한 표현법을 정착시켜 나간다. 이는 점점 대중의 관심을 얻게 되었고, 마침내 1981년 토니샤프라치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며 스타 작가로서의 인생을 시작하게 된다. 당시 그의 나이는 23세였다. 그는 ‘거리미술’로만 여겨지던 그래피티를 순수미술에 활용하여 큰 인기를 끌었다. 고급예술과 하위예술의 장벽을 무너뜨리려 노력했으며, 1986년부터는 소호에 가게를 열고 자신의 캐릭터를 넣은 디자인 상품을 팔기도 했다. 뉴욕에서 오래 활동 중인 한인 작가 최성호는 키스 해링에 대해 “내가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전혀 유명하지도 않은 작가였어. 하지만 쇼맨십이 있는 작가였지. 많은 양의 그림을 포스터처럼 들고 다니며 지하철에 몰래 붙이고 다니기도 하고 그 도중에 경찰한테 체포되기도 하는 등 많은 해프닝을 벌였던 것을 보면 말이야.”라고 회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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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작업에 관한 비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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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titled 2> 1980
이 전시를 보면 키스 해링은 준비된 작가였음을 느끼게 된다. 그는 파블로 피카소나 오귀스트 로댕과 같이 근대 유명 작가가 가지고 있던 ‘쇼맨십’을 지녔고, 초기 드로잉들을 차곡차곡 모으고 정리해 놓은 것으로 미루어 보아 스스로도 작가로서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다. 때문에 자신의 초기 작품을 정리하며 모아 왔고 습작도 버리지 않았던 것이라 추측된다. 그의 과감하고 해학적인 표현과 색의 사용은 대중의 시각을 만족시켰고, 냉소적이며 저돌적인 사회비판적 시각은 비평가들의 공감을 이끌어 냈다. 그는 짧은 인생을 살다 갔지만, 드물게 양날의 칼과 같은 대중성과 예술성을 모두 겸비한 작가로 기억되고 있다.
브루클린미술관 브루클린미술관은 미국에서 두 번째로 한국 전시관을 열었고, 수많은 한국 미술품을 소장한 미술관이다. 올 가을에는 한국관을 두 배로 늘리기 위한 공사가 계획되어 있다고 한다. 브루클린미술관은 높고 길며 가느다란 형태의 통로형 전시관을 갖추고 있어, 현대미술 작품 중에서도 드로잉 및 설치 작품 전시가 자주 열린다. 몇 해 전 이곳에서 테이프 드로잉으로 잘 알려진 한인 작가 곽선경의 개인전이 열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