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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뉴비전신진평론가발굴프로젝트당선자_안소연①당선소감선정경위

2012/12/10

아트인컬처 주최 신진 평론가 발굴 프로젝트 ‘New Vision 미술평론상.’ 9월부터 본지 지면에 소개한 세 차례의 본선 프로그램(전시리뷰, 작가 인터뷰, 자유주제 평론)을 거쳐 제6회 New Vision 주인공이 탄생했다. 당선자는 안소연. 그동안 FEATURES에 등재한 본선 프로그램에 이어 art in culture 12월호에 실린 ①당선 소감 및 선정 경위 ②예심 및 본심 심사평을 두 차례에 걸쳐 공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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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1977년 서울 출생. 홍익대 조소과 및 동대학원 예술학과 졸업. 현재 홍익대 대학원 미술비평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특정 장르나 주제에 대한 관심 보다는 한국 현대미술 전반에 관한 심층적인 논의와 재조명에 관심이 많다. 새로움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과거와 연동해 창조적 시각으로 작동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국 현대미술의 방대한 지형도를 그려 가면서, 다양한 비평 언어를 발견하고 싶다.(사진: 권현정)

당선자 안소연
전시리뷰 
놀이터 혹은 현대인의 불안한 은신처: <플레이그라운드>展_아르코미술관(http://www.artwa.kr/tc/1313)
작가 인터뷰
구동희, 의미의 틈새에서 이름짓기(http://www.artwa.kr/tc/1314)
자유주제 평론
미술가, 이 ‘도시’를 걷다: 이불 김수자 안규철 작품과 미술의 장소적 관심(http://www.artwa.kr/tc/1332)

당선 소감

조르바의 ‘산투르’를 다시 기억하며

글 | 안소연

올 초 오랫동안 책장에 꽂혀 있던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를 펼쳤다. 다소 두껍고 무거운 이 이야기를 꺼내 들 만큼 당시에는 마음을 사로잡는 것도 딱히 없었고, 무엇을 말하고 싶은 것도 굳이 없었다. 시간의 흐름만큼 사람을 무디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대학에서 조각을 전공한 후, 미술이론을 공부하겠다고 뛰어든 지도 벌써 10여 년이 지났다. 가슴이 터질 것 같은 열정으로 미술대학을 선택했고, 낯선 신세계를 알아 가는 희열로 미술이론에 심취했다. 그런데 그 열정도 희열도 시간 앞에는 참 무색했다. 되레 그런 게 있었나 싶었을 정도로 심드렁해질 즈음, ‘조르바’를 만났다.

카잔차키스와 조르바의 첫 만남은 가히 인상적이다. 곡괭이(노동)와 산투르(예술)를 함께 다룰 수 있는 광부 조르바에게 카잔차키스가 악기 산투르를 어떻게 배웠는지 묻자, “스무 살 때였소. 내가 그때 올림푸스 산기슭에 있는 우리 마을에서 처음 산투르 소리를 들었지요. 혼을 쭉 빼놓는 것 같습디다. 사흘 동안 밥을 못 먹을 정도였으니까….” 결국 결혼자금을 몽땅 털어 산투르를 산 조르바! 그는 그것을 ‘정열’이라고 정의했다. “내가 산투르를 칠 때 당신이 말을 걸어도 좋습니다만, 내게 들리지는 않아요. 들린다고 해도 대답을 못해요. 해봐야 소용없어요. 바로 그게 정열이라는 것이지요.” 카잔차키스는 말대로, 조르바는 “살아 있는 가슴과 커다랗고 푸짐한 언어를 쏟아 내는 입과 위대한 야성의 영혼을 가진 사나이”였다.

책을 덮고, 뭔가 안에서부터 근질근질할 때, 아트인컬처의 ‘New Vision 미술평론상’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됐다. 사실 여러 조건과 상황 때문에 조심스러웠지만, 3개월간 내게 주어질 지면이 마음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세편의 글을 쓰면서 얕은 지식과 편협한 시각이 나를 사로 잡았던 그 지면으로 여실히 드러났다. 작가와의 인터뷰 녹음 내용을 반복해서 들으면서, 작가보다 내가 더 많은 말을 뱉어 내고 있음에 어디라도 숨고 싶었다. 마지막 원고를 넘기면서, 다시 한 번 조르바의 ‘살아 있는 가슴’과 ‘커다랗고 푸짐한 언어를 쏟아내는 입’을 떠올렸다. 부디 앞으로의 말과 글이 ‘살아 있는 가슴’을 거친 언어의 형태로 내 ‘입’에서 나오기를 바라면서, 길었던 대장정을 마친다.

끝으로 짧은 문장으로 감사 인사를 대신한다. 오랜 스승이신 전영백 교수는 내게 늘 든든한 큰 산이 되어 주셨다. 한편 4개월간 계속된 일정에도 아트인컬처 김수영 기자는 세심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리고 함께 했던 파이널리스트 강정호 김용진 씨는 분명 내가 갖지 않은 깊고 섬세한 시각을 지녔다. 그 때문에 나의 편협한 졸고를 읽어 주신 심사위원의 수고와 고심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선뜻 인터뷰에 응해 준 구동희 작가, 내게 글 쓸 수 있는 열정을 일깨워 준 아트인컬처를 포함한 모든 분께 머리 숙여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선정 경위

파이널리스트 3인에 힘찬 박수를!

글 | 편집부

아트인컬처가 주최하는 신진 평론가 발굴 프로젝트 ‘New Vision 미술평론상(이하 New Vision)’의 여섯 번째 주인공이 탄생했다. New Vision은 시각예술에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신진 평론가를 발굴하고자 2002년 제정됐다. 2년 마다 선발, 올해까지 총 8명의 평론가를 배출했다. 2010년에는 선발 방식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미술계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응모작 중 당선자 한 명을 선정하는 구태의연한 평론 심사 방식에서 탈피, 현실적이고 현장감 있는 공모 시스템을 도입했다. 예심과 본심으로 나눠 평가의 잣대를 넓고 깊게 조준했다. 응모자는 학술 논문부터 전시 서문, 리뷰, 에세이, 작가 인터뷰 등 편수에 상관없이 지금까지 작성한 여러 편의 ‘원고 포트폴리오’를 제출했다. 지원자의 다양한 글쓰기 역량을 평가하기 위해서다. 예심 심사위원을 선정하고 파이널리스트 3명을 선발했다. 이들은 3개월간 전시 리뷰, 작가 인터뷰, 자유주제 평론 등 각기 성격이 다른 총 3편의 원고를 작성했다. 아트인컬처는 파이널리스트 3인의 불꽃 튀는 경쟁을 지면으로 생생히 중계했다. 올해도 이같은 방식으로 심사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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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미션 '작가 인터뷰'에서 구동희 작가와 인터뷰 하는 파이널리스트 안소연

(1) 예선 심사 및 본선 프로그램

올해 New Vision에는 총 13명(팀)이 지원했다. 예선 심사위원으로 현장 비평가로 왕성하게 활동 중인 임근준 정연심 정현을 위촉했다. 예선 심사위원은 지원자 중 각 상위 3인의 지원자를 선정했다. 심사위원이 거론한 총 5명(팀)의 지원자 중 중복 추천된 강정호 김용진 안소연이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됐다. 파이널리스트는 ①전시리뷰 ②작가 인터뷰 ③자유주제 평론을 9월호부터 차례로 매달 작성, 아트인컬처 지면에 발표했다. 첫 미션 ‘전시리뷰’에서 강정호는 윤향로의 개인전을, 김용진은 한국미술의 중진 작가가 대거 참여한 기획전 <히든 트랙>을, 안소연은 <플레이그라운드>전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두 번째 미션 ‘작가 인터뷰’에서 강정호는 집회 투쟁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 온 정택용을, 김용진은 조각을 둘러싼 ‘현대적’ 논점을 제공하는 조각가 권오상을, 안소연은 2012에르메스재단미술상을 수상한 구동희를 인터뷰했다. 마지막 본선 프로그램 ‘자유주제 평론’. 강정호는 정택용 작가와 진행한 인터뷰 내용을 중심으로 ‘아트월드’의 이면을 들여다 봤다. 김용진 역시 작가 인터뷰를 한 권오상을 비롯 최수앙 김혜진 등 젊은 작가의 작품에 나타난 ‘몸’을 주목했다. 안소연은 이불 김수자 안규철의 작품과 ‘도시’의 관계를 살폈다.

이상 총 9편의 원고를 더욱 공정히 심사하기 위해 심사위원을 3군으로 나누었다. 점수 배점은 1군 50%, 2군 40%, 3군 10%를 할당했다.

1군: 고충환(미술평론가), 심상용(동덕여대 교수), 최은주(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관) | 2군: 예선 심사위원 임근준 정연심 정현 | 3군: 아트인컬처 편집부

(2) 심사 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안소연이 당선됐다. 아트인컬처는 12월 중 시상식을 개최, 안소연에게 상패 및 상금을 수여하고 파이널리스트 및 심사위원과 함께하는 유종의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아트인컬처는 당선자 안소연에게 축하의 인사를 전한다. 또한 강정호 김용진의 열정적인 글쓰기에 힘찬 박수를 보낸다. 파이널리스트는 이미 미술 현장의 중심에 한 발을 내디뎠다. 앞으로 한국 미술계에 역량 있는 필자로 성장하길,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전한다. 그간 최선을 다한 안소연 김용진 강정호의 활약에 건승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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