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방의 요괴들 발자취_②지역 순회 전시
2013 / 01 /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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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갤러리M <2012동방의 요괴들 지역 순회전_달구벌에서 만나다!>전 전시전경
‘2013동방의 요괴들’ 공모 기간 동안 살펴보는 ‘동방의 요괴들’ 발자취! 그 두 번째 순서는 ②지역 순회 전시. ‘동방의 요괴들’은 중앙과 지역의 문화적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서울 이외 지역에서도 그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특히 ‘2013동방의 요괴들’은 ‘서울-호남-영남’ 지역을 연결하는 대규모 <트라이앵글 페스티벌>을 개최하는 만큼 지역 순회 전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예정이다. 2009년 출범 이후 해마다 열린 여러 지역 순회 전시 중, 작년 10월 19일부터 11월 4일까지 대구MBC 갤러리M에서 개최된 <2012동방의 요괴들 지역 순회전_달구벌에서 만나다!>전을 소개한다.
‘요괴들’, 구속 받지 말고 즐겨라(부분 발췌) _유규홍
‘요괴들’, 구속 받지 말고 즐겨라
글 | 윤규홍·예술사회학, 갤러리분도 아트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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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갤러리M <2012동방의 요괴들 지역 순회전_달구벌에서 만나다!>전 전시전경
최근 1~2년 사이에 벌어진 〈동방의 요괴들〉의 전시를 보면 프랑스의 68혁명이 내세웠던 가치들이 떠오른다. 내가 과잉 해석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많은 부분에서 닮아 있다. 1968년 늦봄에 시작되어 60일간 이어진 해방의 요구는 정치적으로 조직화된 운동이라기보다 개인주의가 밑바탕이 되어 터져 나온 봉기였다. 현대미술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해서 이제는 고리타분해진 단어인 ‘다원성’도 개인주의와 같은 맥락에서 형성된 것이다. 〈동방의 요괴들〉과 같은 제도적 예술 운동을 프랑스 68혁명에 대입하자면 그 실체가 잡힌다. 당시 프랑스의 권력자인 샤를 드골 대통령의 민족주의는 지금 후위로 밀려난 전통 미술과 닮아 있고, 소비에트 공산주의, 그리고 역사가 꽤 흐른 노동운동의 조합주의는 이 땅에 들어온 지 한 세기가 다 되어 교조화된 현대미술과 비슷한 점이 많다.
‘구속 받지 말고 즐겨라’ ‘30세 이상인 그 누구도 결코 믿지 마라’, 이 구호는 68혁명의 메시지인 동시에 〈동방의 요괴들〉이 달궈 놓은 미술 현장의 분위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기엔 모순이 있다. 원래 그런 거다. 구호와 현실 사이에는 괴리가 있다. 〈동방의 요괴들〉에 선택된 모든 작가들은 본인이 싫든 좋든 즐겨야 한다. 그들을 보는 심사위원은 모두 30세 이상의 기성세대다.
68혁명의 물결에는 별의별 유형이 다 모였다. 레닌주의 마오주의 트로츠키주의 무정부주의가 참여한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혁명 주체들이 겉으로 드러내 놓고 혐오했던 소비에트 스탈린주의자들도 끼어들었다. 초현실주의자들도 기웃거렸다. 〈동방의 요괴들〉과 같은 큰 이벤트에는 많은 지원자들이 있었고, 객관식 시험처럼 절대적 지표를 두고 평가를 못하는 이상, 내가 볼 때 ‘요괴들’ 가운데에는 어중이떠중이들도 끼어 있다. 신진작가 육성 제도가 고시 제도처럼 주류에 안착하기 위한 관문이라면, 그 어떤 평가 방법도 완벽한 방법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제도화된 기준과 상식을 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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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갤러리M <2012동방의 요괴들 지역 순회전_달구벌에서 만나다!>전 전시전경
가장 우려되는 것은 많은 요괴들에게서 발견되는 흔적으로, ‘이식된 고민’을 들 수 있다. 이미 현대미술의 장에서 인문사회과학의 개념으로, 사회적으로 합의된 추상적 영역으로 종종 오르내린 주제를 자신의 고민인 것처럼 진지하게(하지만 또 발랄하게 드러내야 한다니) 포장하는 기술은 몇몇 성공한 작가들에게서 볼 수 있는 한계의 답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보다 더 많은 〈동방의 요괴들〉의 작업은 엄청난 에너지가 솟구쳤다. 에너지나 기와 같이 과학적으로 실증되지 못하는 용어를 예술사회학자가 쓴 이유는 제도화된 기준이나 상식을 초월하는 태도가 작가 개인에게 일관성 있게 관찰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긍정적인 태도를 중심에 두고 〈2012 동방의 요괴들_달구벌에서 만나다〉전에 참여한 ‘요괴들’의 출품작을 짚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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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MBC 갤러리M <2012동방의 요괴들 지역 순회전_달구벌에서 만나다!>전 참여 작가들
각 년도 별 지역 순회 전시
2009년 _계원예대 갤러리27 지역순회전①경인-<물음표[?]>전 (6. 19~23)
_갤러리라노마드 지역순회전②대전-<느낌표[!]>전 (10. 9~15)
_렉서스갤러리 지역순회전③대구-<마침표[ㆍ]>전 (12. 15~21)
2010년 _대전 갤러리노마드 지역순회전 <물음표[?]>전 (7. 23~8. 3)
2011년 _대구MBC 갤러리M <화살표>전 (10. 18~11. 13)
2012년 _대구MBC 갤러리M <2012동방의 요괴들 지역 순회전_달구벌에서 만나다!>전 (10. 19~11.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