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展
2011 / 03 / 21
3. 22 ~ 4. 20 아르코미술관(http://www.arkoartcenter.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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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석 <토크> 컬러 사운드 26분 9초 2004
현대미술에 나타난 인터뷰의 다양한 양상을 살펴보고, 인터뷰의 속성을 갖춘 작품들이 현대미술을 어떻게 변화시켜왔는지를 조망해보는 전시가 개최된다. 인터뷰는 일반적으로 ‘상호적인 관점(inter-view), 즉 공통으로 관심이 있는 주제에 관해 대화하는 두 사람의 관점을 교환하는 것’으로 정의되며, 인터뷰를 진행하는 주체인 인터뷰어(interviewer)와 대상자인 인터뷰이(interviewee) 간에 이루어지는 목적이 있는 대화의 한 형식이다. ‘현대미술 속에 나타난 인터뷰의 속성’과 ‘현대미술에서의 인터뷰의 등장과 전개’라는 두 가지 주제로 나뉘어 구성된 본 전시에서는 미술에서의 인터뷰가 타 분야의 인터뷰와 어떻게 차별화되는가를 보여준다. 현대미술이 왜, 어떠한 방식으로 대화를 시도하는 형식을 띄게 되었는가와 함께 인터뷰어로서 작가의 역할의 다양한 양상과 변화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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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이 <인트라위브(IntraWeave)> 컬러 사운드 17분 2011
제1전시실에서는 현대미술 속에 나타난 인터뷰의 속성을 다룬다. 우리의 대화 방법이나 질문을 던지는 행위, 또는 기존의 수많은 인터뷰들이 보여주었던 질문 방식이 과연 인터뷰이, 즉 타자를 이해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천경우의 <1000개의 질문들>이나 이진준의 작가 인터뷰는 이미 듣고자 하는 답을 정한 후 질문하는 우리의 대화 방식에 대해 생각해보기를 제안한다. 인터뷰는 그 대화의 내용이 방송 신문 출판 등의 매체를 통해 공개되기 때문에 수용자인 독자나 시청자들을 염두한 일종의 질의응답 게임이나 연극에 비유되기도 한다. 김홍석의 <토크>는 토크쇼 형식을 빌어 가짜 이주노동자와 가짜 인터뷰어 간에 이루어지는 가짜(fake)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인터뷰의 연극적 속성과 그 내용의 왜곡을 드러낸다. 이수영은 <수유시장 프로젝트>에서 수유시장 상인들과의 대화를 시도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주를 보는 점술인으로 변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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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호 <사진관 프로젝트-첫번째 이야기 윤우 사진관> 컬러 사운드 4분 9초 2010
작가들은 때로 작업의 일환으로 마주치는 사람들의 일상과 삶을 관찰하고 이해하기 위해 구성원들과의 인터뷰를 시도하며, 저널리스트나 토크쇼 진행자가 되는 등 작가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을 변화시킨다. 태이의 <인트라위브(Intraweave)>는 메트로폴리탄 런던 안에 공존하는 아티스트 3인과의 인터뷰이다. 서로 만나서 대화를 나눈 것이 아님에도 토론을 하고, 감정을 나누며, 서로 동의하거나 반대하는 의견을 내놓는 3인의 인터뷰 형식을 통해 인터뷰에 대한 생각을 나누며 새로운 내러티브를 만들어낸다. 이영호는 사진관을 찾아다니며 사진사들을 인터뷰하고 사진관을 취재하는 <사진관 프로젝트>를 선보인다. 사진관을 포토몽타주 방식으로 재구성한 후 인터뷰를 더해 사진관과 사진사, 가족사진 이미지들이 과거 한국 사회에서 가족 이데올로기를 전파하는 매체로 작동했음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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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라이스 <인생은 투쟁이고 투쟁은 인생이다> 컬러 사운드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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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주 <이주노동자선거유세퍼포먼스> 컬러 사운드 2004
제2전시실에서는 2000년대 초에 제작된 작품들을 중심으로 현대미술에서의 인터뷰의 등장과 전개를 되짚어 본다. 인터뷰 형식이 본격적으로 작품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비디오라는 매체가 등장하면서부터이다. 비디오의 인터뷰는 대상이나 사건을 기록하고자 하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주로 취하며, 기존의 방송이나 저널리즘에서 대상을 다루는 방식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대안적인 시선을 보여주고자 저명인사보다는 당대의 타자들을 인터뷰했다. 믹스라이스와 박경주는 이주노동자들에 관한 주제로 인터뷰를, 조혜정은 여성 타자에 대한 인터뷰와 역할극, 플라잉시티는 청계천 노점상들과의 토크쇼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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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두 <수공기억> 2008
임흥순 나현 정연두의 작업은 역사라는 공적인 영역에서 억압되거나 무시되어 왔던 타자들의 사적인 기억을 재조명하는 최근의 ‘기억 담론’과 연계된다. 과거가 확고한 형상을 갖기보다는 현재 우리의 정체성이 지향하는 바에 따라 각기 상이한 모습으로 재현되는 다양한 내러티브에 주목한다. 이러한 변화는 소수 엘리트 지배계층 중심에서 탈피해 민족적, 사회적, 시간적 타자를 인정하고자하는 현대미술의 탈근대적 현상과 맥락을 같이 하는 것이며, 오늘날 인터뷰가 보다 다양한 주제와 형식 및 장치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참여작가
김홍석 나현 믹스라이스 박경주 이수영 이영호 이진준
임흥순 정연두 조혜정 천경우 태이 플라잉시티
02)760-48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