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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브리엘오로스코展

2013/10/16

Thinking in Circles

<Thinking in Circles>전 전시전경 2013 Courtesy of the Fruitmarket Gallery

<Thinking in Circles>전 전시전경 2013 Courtesy of the Fruitmarket Gallery

<The Eye of Go> 캔버스에 합성폴리머 20×120cm 2005 작가소장

<Chunk> 회반죽, 아스팔트 21.6×20.3×10.2cm 2005 Courtesy of the artist and Marian Goodman Gallery, New York

<Untitled> 나무껍질에 구아슈, 펜 17.1×10.8cm 2001 Courtesy of the artist and Marian Goodman Gallery, New York

거의 모든 전시 작품 속에 포함되어 있던 동그라미는 관객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적게는 하나부터 많게는 수십, 수백 개에 이르기까지 형형색색의 원은 크기와 재료, 매체에 상관없이 모든 작품을 공통적으로 관통하고 있었다. 선 없는 대형 바둑판을 연상시키는 전시장 입구 쪽 좌대 위의 조각에서도, 일층 전시장 벽면을 가득 채운 평면 작품에서도, 2층에 설치된 투명 아세테이트 위에서도 동그라미를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작가는 원을 구조적인 형태를 이루는 단순한 모양으로 간주한 것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움직이며 행동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도구(instrument)’로 보았다. 따라서 그 형태에 변화를 주고 새로운 배치, 결합을 통해 원, 구가 스스로 움직이고 활동하는 듯한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가령 잉크로 그어진 동그라미는 선이 휩쓸고 지나간 듯한 움직임을 연상시키고 촘촘한 눈금 위에 펜으로 그려진 선명한 원은 공간을 분리시키고 경계를 나눈다. 좌대 위의 축구공은 찌그러져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이 색다른 방식으로 굴러가는 장면을 연상을 시킨다. 아세테이트 위의 원은 공기방울이 되어 전시장을 부유한다. 투명한 재료의 특성상 작품은 전시장을 비롯한 외부세계를 반영하고 반대로 작품 또한 전시 공간의 일부가 된다. 이로써 드로잉, 회화, 조각 등 세 장르를 아우르는 아세테이트 시리즈는 쉴 새 없이 변화하는 주변 환경과 유기적으로 소통한다.

<Untitled> 아세테이트에 채색 94×114cm 1994 Courtesy of the artist and Marian Goodman Gallery, New York

<Thinking in Circles> 2층 전시전경 2013 Courtesy of the Fruitmarket Gallery

오로스코는 전시 서문에서 그의 작품을 일종의 다이어그램으로 바라보라고 제시한다. 액자 안의 혹은 좌대 위의 대상을 파악하고 감정적 교감을 나누는 데 주력할 것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시선으로 작품을 바라보고 관객 하나하나가 주체적인 해설가가 되기를 권하는 것이다. 그의 작품은 갤러리가 정의하는 것처럼 “구성주의의 첫 번째 추상작품”으로 간주될 수도 있지만, 눈과 마음의 본능의 감각으로 작품을 접하는 데 익숙한 관객에게는 여전히 해독할 수 없는 억지스러운 암호처럼 다가올 수도 있다. 이번 전시는 여름이면 에딘버러를 뜨겁게 달구는 에딘버러아트페스티벌(Edinburgh Art Festival)과 함께 시작했기 때문에 에딘버러로 몰려든 관광객으로 인해 평소보다 두 세배 많은 인원이 갤러리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객이 작가 오로스코와 큐레이터 퍼의 대화에 얼마나 공감할지, 그들 각자의 생각보따리를 어떻게 채우고 나갈지 궁금하다.

<Untitled> 사진, 종이에 펜 27.94×21.59cm 1998 Courtesy of the artist and Marian Goodman Gallery, New York

가브리엘 오로스코(Gabriel Orozco) 1964년 멕시코 출생. 멕시코국립자치대 예술대(Escuela Nacional de Artes Plsticas of the Universidad Nacional Autonoma de Mexico)와 스페인 마드리드 공립대 시르쿨로예술원(Circulo de Bellas Artes)에서 수학. 런던 테이트모던(Tate Modern), 뉴욕현대미술관(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파리 퐁피두센터(Centre Georges Pompidou) 등에서 여러 차례 개인전을 가졌으며, 현재 뉴욕, 파리, 멕시코시티를 오가며 활발한 작업활동을 펼치고 있다. 권위 있는 큐레이터 프란체스코 보나미(Francesco Bonami)는 가브리엘 오로스코를 가리켜 “이 시대의 가장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으로, 향후 십 년간도 그러할 것이다”라고 말한바 있다.

프루트마켓갤러리 건물 전경 Courtesy of the Fruitmarket Gallery (Illustrated by Matthew Cook)

프루트마켓갤러리(The Fruitmarket Gallery) 현재 갤러리 건물이 과거 과일 및 채소를 팔던 시장으로 사용됐기 때문에 과일시장, 즉 ‘프루트마켓갤러리’라는 이름을 붙였다. 스코틀랜드문화예술원(Creative Scotland)의 지원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독립예술공간으로서,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차이궈창(Cai Guo-Qiang), 가브리엘 오로스코(Gabriel Orozco) 등과 같은 세계적 작가의 개인전을 개최하고, 아담한 서점과 카페가 함께 들어서 있다. 1984년 개관 이후 전시, 커미션, 출판 등의 활동을 통해 컨템포러리 아트가 척박한 에딘버러에서 손꼽히는 아트 플랫폼으로서 자리를 굳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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