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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미술관개관

2014/11/10

아버지의 예술혼을 담고자 자연 속에 들어가다
2014. 10. 18 강원 춘천에 이상원미술관 개관, 개관전 <버려진 것들에 대한 경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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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춘천이상원미술관전경.피엠아이건축의안병호소장과토아건축윤태주대표가설계건축했다.1층로비,2~4층전시장,5층수장고사무공간으로구성돼있다.

‘자전적 독학 화가’ 이상원 화백의 이름을 딴 미술관이 10월 18일 강원도 춘천의 사북면 화악산 자락에 개관했다. 둥그런 고리 형상의 미술관 건물은 전면이 유리로 돼 있어 낮에는 화악산의 자태를 비추며 조화를 이루고 밤에는 건물 외벽을 빙 두른 LED 조명이 스스로 빛을 낸다. 산줄기를 따라 미술관을 향해 올라가는 구조로, 미술관 부지의 가장 높은 곳에 전시동이 있고, 계곡과 산책로를 따라 예술 공방과 ‘아트 스테이’ 등의 부대시설이 늘어섰다. 미술관 1개동 면적만 1,500㎡, 야외 조각 전시공간까지 포함하면 총 대지 면적이 15,000㎡에 달하는 대형 공간이다. 이상원 화백의 아들인 전 갤러리상 대표 이승형이 부친의 작품을 포함해 총 3,000여 점의 소장품을 관리, 보존, 전시하고자 설립했다. 2008년 첫 설계를 시작해 개관까지 총 6년이 걸렸고, 총 180억여 원이 소요됐다. 개인이 설립한 국내 미술관으로는 유례 없는 큰 규모다. 평소 과묵한 성격의 이 화백도 자신을 위해 아들이 세워 준 미술관이 완공된 모습을 보고 “마치 꿈같다!”며 감탄사를 연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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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서의작가이상원

이상원 화백은 1935년 춘천에서 태어나 청년 시절부터 초상화가로 활동했다. 1970년 안중근 표준 영정을 제작했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초상화를 비롯해 해외 국빈의 초상화를 도맡아 그리는 등 초상화가로서 독보적 위치를 점한 바 있다. 그러나 그는 1970년대 중반 돌연 상업 초상화와 절연하고 회화 자체에 대한 탐색을 시작했다. 이후 동아미술제와 중앙미술대전에서 연이어 수상하면서 순수 미술가의 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00년 이후 춘천에 귀향해 지금까지 작업을 이어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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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시간과공간〉한지에수묵,유채167×132cm1996

작가의 고향에 세워진 미술관의 개관전 <버려진 것들에 대한 경의>(10. 18~2015. 3. 29)는 지난 40여 년간의 작업 중 대형 회화 50여 점을 선별해 그의 작업 세계를 확대해 바라본다. 마치 미술관 건물 모양처럼 ‘돋보기’ 같은 전시다. 자동차가 지나간 후의 진흙 바닥을 대형 화폭에 힘 있게 표현한 대표작 <시간과 공간>에서부터 노년의 어부 혹은 이국적 외모의 노인 얼굴 표정을 극사실 기법으로 생생하게 그려 낸 <동해인> <영원의 초상> 연작, 호박과 순무 등 자연물을 그린 근작 <대자연> 연작까지 다양하게 선보인다. <대자연> 연작은 먹이 채 마르지 않은 종이 위에 먹을 계속 쌓아 앞의 필치를 으깨는 파묵법을 활용했다. 40여 년의 세월 동안 천착해 온, 한지에 수묵과 유화를 혼합해서 채색하는 방식의 연장선상에 있는 연작이다. 이 작업은 얼굴 주름 하나까지 놓치지 않고 묘사해 온 과거의 작업과 색다른 대조를 이루며 전시장 안에 하나의 독특한 이야기를 형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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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동해인>163×126cm한지에수묵,유채2002

이상원미술관은 향후 이상원 화백의 대표작 및 미발표작을 포함한 개인전은 물론, 다른 한국 작가의 기획전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승형 대표는 자연의 풍요 속에서 예술적 영감과 치유를 제공하는 ‘쉼터’를 미술관의 비전으로 꼽았다. “기계적, 디지털적인 환경과 동떨어진 곳에서 마음을 울리는 미술관을 한국에도 만들고 싶다”는 것. 부대시설 ‘아트 스테이’에서는 방문객이 작품 제작에 참여하는 등 예술을 체험하는 여러 행사가 기획되고 있다. 뮤지엄산, 일현미술관 등 강원도에 있는 인근 미술관이 ‘힐링’이라는 비슷한 테마를 내세우는 가운데, 아버지를 향한 사랑을 품은 미술관이 선보일 차별화된 색깔의 따뜻한 예술 경험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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