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중앙미술학원미술관 미래전: 관찰자와 창조자展
중국 현대미술의 ‘미래’를 엿보다
관찰자와 창조자展 1. 15~3. 1 베이징 중앙미술학원미술관(http://museum.cafa.com.cn/en/exhibitions/the%202nd%20%20cafam%20future%20exhibition/t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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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티엔줘 〈19,53〉 트레일러, 비디오 설치 가변크기 2014
중국의 차세대 아티스트는 누구일까? 그들은 어떻게 발굴되는가? 질문에 대한 답은 중국 청년작가의 ‘생태 보고전’ <중앙미술학원미술관(CAFAM) 미래전: 관찰자와 창조자>에서 확인할 수 있다. CAFAM, K11아트파운데이션, 베이징 798문화창의산업투자회사가 공동 주최하는 행사로, 중앙미술학원 교수 쉬빙(Xu Bing)과 파리 팔레드도쿄의 장 드 루아지(Jean de Loisy) 관장이 공동 기획했다. 각자의 동양과 서양의 시선을 접목해, 차세대 중국 현대미술의 정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중국식 지식 생산에 대해 논했다. ‘미래전’이라고도 불리는 이 전시는 올해로 제2회를 맞았다. 제1회 때부터 시행해 온 외부 추천제를 계승하되, 기존의 1인 추천 방식에서 미술관, 갤러리, 비영리기관 등이 추천하는 방식으로 변모했다. 64개 기관이 총 232명의 작가를 추천했고, CAFAM 학예실 측에서 95명의 작가를 최종 선발했다. ‘관찰자와 창조자’를 주제로, 중국 청년작가가 바라본 현실 인식을 ‘공통 지식의 현장’ ‘소스 코드’ ‘클라우드 생산 방식’ ‘E-순환’이라는 소주제로 각각 엮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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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신의 〈Surplus Value〉 플라스틱 가변크기 2014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문화적 생산의 담론을 만들어 가는 입장에서 ‘크리에이터’의 역할로 한 단계 발전해, 과학기술을 포함한 ‘비-예술’의 경험을 강조했다. 스마트폰과 3D 프린터, 스타트업 등 글로벌 핵심 산업이 중국에서도 나날이 이슈가 되는 상황에서, 소프트웨어 개발자로서의 예술가, 디자이너로서의 예술가에 대한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 줬다. 오프닝 현장에 실험음악의 비트를 더한 RMBit가 인상적이었고, 전시장에서는 루오웨이(Luo Wei), 천티엔줘(Chen Tianzhuo) 등이 대형 설치 작업으로 전시장의 분위기 ‘메이커(maker)’가 되기도 했다. 전시 주제의 중국어 원어 표현은 ‘창객(創客)’으로 영어로 직역하면 ‘maker’가 된다. 중앙미술학원 전시장 입구에 마련된 특별 전시관에서는 3D 프린팅, 패션 등 제조업 분야의 ‘미래 산업’과 예술이 상호작용하는 현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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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바청 〈Dream Boat〉 혼합재료 가변크기 2014
최근 중국 미술계에서 가장 화제가 되는 키워드는 ‘지식의 생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전시는 제1회 때부터 현재까지 중국 청년예술의 흐름을 조망하는 동시에, 이들이 생산하는 지식을 선보이는 무대로 중요한 역할을 해 내고 있다. 하지만 많은 작가들이 참여하고 다수의 미술 관계자가 연결되는 만큼, 전시를 둘러싸고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됐다. 작가들은 대부분 주요 미술대학 출신이었으며, 현재 활동하는 유명 작가의 혈육이 가장 좋은 장소를 선점하기도 했다. 미술계 내부에서 암암리에 작용하는 각종 ‘연줄’과, 그로 인한 체제 계승이라는 중국 미술계의 현주소를 엿볼 수 있었던 것. 또한, 제1회 <아시아 현상>전 때는 아직 데뷔하지 않았거나 소속 갤러리가 없는 작가가 다수였기 때문에, 그들을 지원하는 차원에서 도록에 작가의 연락처를 모두 수록했다. 그런데 이번 전시의 도록에는 작가 연락처가 없었다. 대다수의 참여작가가 기관에서 추천한 기관 소속 작가이기 때문이었다. 젊은 작가를 추천하고 선발한 주체가 체제 안의 기득권이라는 지점은 비판적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 한편 전시의 정체성이 열린 플랫폼에서 지식의 중간 생산자로 전환해 간다는 인상도 줬다. 본 전시와 더불어, 798예술공장에서는 지난 1회에 참여했던 작가들 중 가장 두각을 나타냈던 작가들을 선발해 특별 전시 <미래방정식(Future Formula)>을 선보였다. 겅수에(Geng Xue), 옌빙(Yan Bing), 예푸나(Ye Funa), 리칭(Li Qing)등 최근 2년 동안 평론가 및 미술 관계자 사이에 많이 회자되었던 젊은 작가 12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