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부산 2015
아트페어에서 만나는 8개의 ‘선물’
아트부산(http://artbusankorea.com/) 2015 6. 5~8 부산전시컨벤션센터(BEXCO)
‘아트쇼부산’을 새로이 개칭한 ‘아트부산’이 8개의 선물 보따리 같은 특별전을 선보인다. “동양의 눈을 가지자”라는 소주제를 내건 〈Asian Eyes On Paper〉전은 한국화 특별전이다. 급격한 근대화와 함께 물밀듯 쏟아져 들어온 서구 문명의 흐름 속에서 우직하게 제 갈 길을 걸어 온 한국화에 주목한다. 이응노, 박서보, 이우환 등 ‘한국화’라는 주제로 모인 각양각색의 화백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이와는 상당히 대조적인 특별전도 있다. 바로 〈백남준 특별전〉이다. 백남준의 대형 설치작품과 미디어 아카이빙 자료가 선보인다. 초기 미디어 자료에서는 백남준의 실험 정신을 엿볼 수 있으며, 설치작품에서는 그 실험 정신이 구현된 결정체를 확인할 수 있다. 뉴욕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황란의 개인전도 열린다. 〈Becoming Again〉은 21개의 플렉시글라스 패널에 수많은 핀과 종이 단추로 매화꽃을 형상화해 새긴 작품이다. 플렉시글라스는 유리처럼 투명한 합성수지로 비행기 유리창이나 액세서리에 주로 사용된다. 작가는 이 패널에 동적인 영상과 음악을 입혀 마치 단추에 새 생명을 불어넣은 듯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한편, 최정화와 하원의 개인전도 열린다. 최정화는 〈연금술〉에서 일상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플라스틱 용기들을 겹겹이 쌓아 올려 신비로운 모습으로 바꾸어 놓는다. 보잘것없는 오브제를 작품으로 탈바꿈하며 ‘일상의 연금술’을 행하는 것이다. 지난 3월 온양민속박물관에서 개최한 개인전 〈옆〉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던 작업이다. 하원의 〈Wave, Sound, Scape〉는 세로 2m, 가로 5m 가량 되는 크기의 거대한 설치작품이다. LED와 스테인리스 등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사운드와 함께 파도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인다. 관객은 전시장 안을 거닐면서 시각과 청각이 결합된 공감각적 경험을 누려 볼 수 있다.
아트부산은 미술품을 거래하는 마켓임에 틀림없지만, 특별전 형식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아트페어의 새로운 가능성 또한 모색하고 있다. 2013년부터 시작, 매년 개최하는 〈아트 악센트〉전은 부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을 조명한다. 올해는 특정 화랑에 소속돼 있지 않으면서 부산에서 활동하는 작가 또는 부산의 레지던시를 통해 활동하는 타 지역 작가들을 발굴, 소개한다. 변대용, 노동식 등 다수의 작가가 참여한다. 〈한국미술 전시의 역사〉는 우리나라 최초의 미술자료 전문 박물관인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기획한 특별전이다. 근대시기부터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전시의 역사를 포괄적으로 다루며 구체적인 근현대미술 전시 자료를 선보인다. 다양하고 독특한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미술 전시의 변화와 주요 특성을 확인할 수 있다. 〈아트북 라운지〉는 현대미술 100년의 역사 중 특히 중요한 미술 사조를 아트북과 전시 카탈로그 등으로 소개하는 전시다. 풍부한 미술 지식을 기반으로 현대미술을 컬렉션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됐다. 추상표현주의나 개념미술, 단색화, yBa 등을 이해하기 쉽게 알아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