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메타유니버스》 《팝아트와 1960년대 미국사회》 외
골라 읽는 신간 ‘한상차림’
《메타유니버스》 《팝아트와 1960년대 미국사회》 외

위 왼쪽 · 《팝아트와 1960년대 미국사회》 / 오른쪽 · 《SeMA Collection 200》 아래 왼쪽 · 《큐레이터 이원일 평전》 / 오른쪽 · 《메타유니버스》
2014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개최된 〈청춘과 잉여〉(커먼센터 2014. 11. 20~12. 31)전은 1990년대 문화 낙관주의를 ‘청춘’으로, 2010년대의 불안정함을 ‘잉여’로 상정해 각 세대에 속하는 두 작가가 서로 짝을 지어 총 5쌍의 작가가 협업한 형태의 기획전이었다. 유능사(안대웅 최정윤)가 총괄 기획하고 협력 큐레이터 김시습 박희정 윤율리, 작가 김영글 박미나 박찬경 백정기 송상희 안규철 이상훈 이완 이자혜 정연두가 참여했다.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2015년 11월, 《메타유니버스: 2000년대 한국미술의 세대, 지역, 공간, 매체》(미디어버스)가 발행됐다. 서문을 쓴 윤율리에 의하면 이 책은 “〈청춘과 잉여〉의 모티프를 다른 기획으로 풀어 내고 있는 독립적인 연장점”으로, 2000년대 한국미술의 지형을 세대 지역 공간 매체라는 소주제로 나눠 검토한다. 세계를 각진 평면을 이어붙인 다면체의 모습으로 설명하는 다중우주 이론인 ‘메타유니버스’에 착안하여, 9명의 필자가 쓴 13편의 원고가 모여 만드는 ‘다면체’를 통해 한국미술의 배경이 된 예술사회적 조건을 살펴본다. 강정석 김영글 남웅 바이홍 안대웅 윤율리 이슬비 이승효 임경용이 저자로 참여했다.
《팝아트와 1960년대 미국사회》(눈빛출판사)는 음식 산업, 도시재생 사업, 예술과 과학의 만남 등 1960년대 미국 사회를 관통하는 테마를 중심으로 해외 주요 팝아트 작가들을 살펴본다. 더불어 각 장의 말미에 1990년대 이후 활동하는 국내 작가 중 유사한 테마로 작업하는 이들도 함께 소개한다. 이를 통해 필자는 1960년대 서구 자본주의 사회의 실상을 파헤치고자 했던 팝아트가 비서구권 사회와 예술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가졌는지 되짚어 본다. 저자 고동연은 전후 미술사와 영화이론으로 뉴욕시립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저서로는 《레리 리버스와 프랭크 오하라: 1950년대 미국 미술과 문화에서 남성성을 재고찰하다》(독일 램버트 아카데믹 출판사 2010)와 《응답하라 작가들》(스페이스오뉴월 2015) 등이 있다. 현재 1990년대 이후 동아시아 현대미술에 나타난 경제적 상품으로서의 오브제와 전 지구화적인 현상에 관해 설명하는 《소프트 파워에서 굳즈까지》를 집필 중이다.
국내 미술계에서 큐레이터 평전이 최초로 출간됐다. 2011년 51세의 나이로 요절한 큐레이터 이원일의 삶과 예술을 조망하는 《큐레이터 이원일 평전》(사문난적)이다. 이원일은 2010년 이탈리아 미술잡지 《플래쉬아트》가 선정한 ‘세계 큐레이터 101인’ 중 20위를 차지할 만큼 국제적으로 명망 있는 큐레이터였다. 미디어시티서울(2002, 2006) 전시총감독 및 난징비엔날레(2010) 공동큐레이터, 루가노 BSI AG 상임큐레이터 등으로 활동했다. 책은 1, 2부와 부록으로 나뉜다. 1부에서는 이원일의 연대기를 추적하며 그의 삶을 조망하고, 2부에서는 그의 큐레이팅을 학술적으로 분석, 평가한다. 부록에서는 동료 평론가 윤진섭, 장동광의 메타비평을 실어 저자의 관점에 대하여 객관적인 이해를 도모하고자 했다. 저자 김성호는 서문에서 “이 책이 그를 기억하는 현직 큐레이터들에게 추억이 되고, 그를 알아 가는 예비 큐레이터들에게 희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집필 의도를 밝혔다. 김성호는 파리1대학교에서 미학 전공으로 미학예술학 박사를 취득했다. 모란미술관 큐레이터,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2014) 전시총감독, 바다미술제(2015) 전시감독 등을 역임했다.
국내 국공립미술관에서는 처음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이하 SeMA)이 소장품의 ‘하이라이트’를 보여 주는 도록 《SeMA Collection 200》을 발간했다. SeMA 소장품 중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의 작품 200점을 엄선하고 작가와 작품 설명을 덧붙였다. 작가의 나이와 본격적인 활동 시기를 기준점으로 잡고 1940년부터 2010년 이후까지 10년 단위로 섹션을 나눠 연대별로 구성했다. 지난 1년간 SeMA 학예연구사들의 주도로 외부 연구자들을 적극 참여시킨 ‘소장 작품 연구 협력 프로젝트’의 결과물이다. SeMA는 이번 도록을 시작으로 《SeMA 소장 작가 사전》 등 소장품의 스펙트럼을 다양하게 보여 줄 수 있는 출판물을 발간할 계획이다.

이자혜 〈페미닌 전사 앤니로리의 전설〉 벽화 2014_〈청춘과 잉여〉 전시 전경 2014 커먼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