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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화가고흐이전의호흐》《미술철학사》《스스로조직하기》

2016/03/03

3월, 서가를 채울 이 책들
《화가 반 고흐 이전의 판 호흐》 《미술철학사》 《스스로 조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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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스스로조직하기》(줄리아울트지음,스티네헤베르트,안느제페르칼센엮음,박가희옮김,미디어버스,18,000원)02《미술철학사》(이광래지음,미메시스,28,000원)시리즈03《화가고흐이전의호흐》(스티븐네이페,그레고리화이트스미스지음,최준영옮김,민음사,45,000원)

‘한국인이 사랑하는 화가’ ‘비운의 천재’ ‘태양의 화가’… 19세기 화가 빈센트 반 고흐를 수식하는 수많은 문구가 있다. 하나의 사람/사물에 연상되는 공통의 키워드가 방대하다는 것은 곧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만큼 우리는 반 고흐를 잘 알고 있다. 〈자화상〉과 〈해바라기〉를 각종 미디어를 통해 봐 왔으며, 스스로 귀를 자른 일화부터 가난하게 살았다는 개인사까지 속속들이 안다. 하지만 우리가 정말 반 고흐에 대해 알고 있을까? 《화가 반 고흐 이전의 판 호흐》는 예술적 신화를 걷어 내고 한 인간으로서 반 고흐가 살아 온 삶을 그의 작품, 텍스트, 인간관계 등 측면에서 다각도로 조망한 평전이다. ‘반 고흐’라는 귀에 익은 이름 대신 네덜란드 표기법에 따라 ‘판 호흐’라는 다소 생경한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반 고흐의 진면목을 보존하고자 했다. 1853~90년에 걸친 반 고흐의 일생은 1,0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의 긴 호흡을 따라 연대순으로 기록됐다. 그중에서도 특히 흥미로운 대목은 자살이라고 알려진 반 고흐의 죽음에 저자가 의심을 품고 대안적인 가설을 세우는 마지막 장이다. 공동 저자 스티븐 네이페와 그레고리 화이트 스미스는 총알의 위치, 부검이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 주민의 증언 등을 토대로 타살 가능성을 제기한다. 과연 ‘판 호흐’ 죽음의 진실은 무엇일까?

미메시스는 창립 10주년을 맞이하여 르네상스 이후의 미술사를 ‘욕망의 계보학’으로 정리하는 《미술 철학사》를 출간했다. 저자 이광래(강원대 철학과 교수)에 의하면 이 책은 “미술의 본질에 대한 반성과 고뇌가 깃들어 있는 작품, 그리고 철학적 문제의식을 지닌 미술가를 찾아 미술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총 3권으로 구성된 책은 무려 8,400매에 이르는 원고를 집필한 저자와 430여 개의 도판 저작권을 해결한 출판사의 합심으로 탄생한 대작이다. 저자는 미술 철학사를 시기에 따라 2개의 부류로 구분한다. 르네상스 이전은 사회 구조가 조형 욕망의 표현을 억압하여 미술가의 표현이 기계적이었던 ‘고고학적 시기’다. 저자는 이 시기에 철학은 빈곤했거나 아예 부재했다고 본다. 반면, 르네상스 이후는 철학의 부활이 이루어진 시기로 미술가들이 비로소 자율적으로 철학을 지침한다. 《철학 미술사》가 르네상스 시대부터 논의를 시작하는 이유다. 1권에서는 조토부터 모네, 클림트로 대표되는 20세기 초 인상주의와 상징주의까지 다룬다. 2권은 20세기 초 세계 대전에 비극적인 감정을 쏟아 내는 표현주의와 재현을 부정하고 탈정형을 시도하는 다다이즘, 초현실주의까지. 그리고 마지막 3권에서는 20세기 중반 이후 포스터모더니즘의 탄생과 해체주의, 이후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통해 새로움에 대한 욕망이 분출되는 현상 등을 기술한다.

한편, ‘거울’ 같은 책도 나왔다. 빛을 반사하는 재질로 표지를 제작해 독자의 얼굴이 책에 비치는 《스스로 조직하기》다. 오픈 에디션즈(Open Editions)에서 출판한 《Self-Organised》(2013)를 큐레이터 박가희 전효경 조은비가 공동 번역했다. ‘자기조직화’란 간단히 말해서 비제도권의 주체가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0년대 대안공간부터 최근 신생공간까지를 자립적 공동체 활동의 예시로 볼 수 있다. 앤솔로지 형식으로 구성된 이 책은 동시대 시각예술가들의 경험과 연구를 바탕으로 자기조직화에 관한 다양한 시선과 해석을 담았다. 자기조직화의 다각적인 의미와 사례를 풍부하게 탐구함으로써 이 용어가 동시대 미술에서 의미하는 바를 재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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