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엘, 갤러리페로탕, 갤러리2 중선농원 개관
미술공간 지형도는 변화 중!
플랫폼-엘, 갤러리페로탕, 갤러리2 중선농원 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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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엘컨템포러리아트센터 전경 디지털 렌더링
올봄, 새로운 미술공간 오픈 소식이 잇따라 들린다. 기업 운영 아트센터부터 해외 갤러리의 한국지점, 그리고 농원을 개조한 비영리공간까지 다채롭다. 5월 12일 강남구 학동역 근처에 플랫폼-엘컨템포러리아트센터(Platform-L, 관장 박만우, 이사장 신정승)가 문을 연다. 패션브랜드 루이까또즈에서 설립, 모기업인 ㈜태진인터내셔널의 태진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2개 층으로 구성된 전시 공간과 중정 마당, 극장 구조의 라이브홀 등을 갖춘 총 4층 규모로, 금속 루버로 감싼 독특한 외관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앞으로 이곳은 현대미술전시는 물론 퍼포먼스, 영화 스크리닝, 사운드아트 공연을 펼치며, ‘동시대와 호흡하는 실험적인 아트센터’를 꿈꾼다. 오랜만에 신작을 선보이는 배영환과 중국작가 양푸동의 개인전으로 첫 시작을 알릴 예정이다.
프랑스의 유명 갤러리인 갤러리페로탕(대표 엠마누엘 페로탕)도 서울 스페이스를 개관했다. 2017년 퐁피두센터 서울 분관 개관 소식이 전해지면서, 프랑스 미술공간들의 한국 진출에 대한 관심이 한층 커지고 있다. 물론 미술시장의 호황 시절 몇몇 해외 갤러리들이 국내 지점을 오픈한 바 있지만, 영향력 있는 주요 해외 갤러리로서는 첫 국내 진출사례로 볼 수 있다. 갤러리페로탕 오픈 이후 한국 갤러리씬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지켜볼 일이다. 최근 갤러리페로탕은 홍콩 공간에서 박서보 개인전을, 파리 공간에서 <오리진: 서승원 이승조 최명영>전을 개최하며 단색화의 해외진출 성공 이후 한국미술에 대한 관심을 본격화한 바 있다. 홍콩에 이은 두 번째 아시아 공간인 서울 지점의 첫 전시를 장식할 작가는 프랑스 출신의 로랑 그라소. 그는 삼성미술관 리움 건물 외벽을 장식한 네온 작품으로도 잘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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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2 중선농원 개관전 오프닝 전경
한편 제주도에도 새로운 복합문화공간 중선농원이 문을 열었다. 연세대 문정인 교수가 선친의 감귤농장 창고와 자택을 개조해 미술공간 및 카페, 인문예술도서관 청신재, 게스트하우스 태려장(太麗莊)으로 리모델링한 것. 문 교수의 부인인 김재옥 씨가 은사인 김원 건축가 등의 자문으로 대대적인 개조를 진행해 4월 16일 오픈했다. 특히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갤러리2의 두 번째 공간이 이곳 중선농원에 자리해 비영리로 운영되며 다채로운 전시를 선보일 계획이다. 개관과 함께 개인전을 연 김홍주 작가는 처음으로 목조각 작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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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웨이 <파노라마>전 전경 2016 삼성미술관 플라토
올해 초 미술계의 핫이슈 중 하나는 단연 삼성미술관 플라토의 폐관 소식이었다. 1998년 로댕갤러리로 시작한 이곳은 2011년 ‘플라토’라는 새 이름으로 재개관했다. 그러나 최근 열린 리우웨이 개인전(4. 28~8. 18)을 끝으로 결국 문을 닫는다. 무엇보다 아쉬운 점은 올해부터 진행 예정이었던 <아트 스펙트럼>전 수상작가의 개인전이 무산된 것. 로댕의 작품을 기반으로 강한 정체성을 지니고 있던 이 공간을 한국의 젊은작가들이 어떤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하는지 지켜볼 수 없게 된 점은 못내 아쉽다. 서울 한가운데 자리했던 거대한 ‘고원(plateau)’은 이제 역사로 남을 예정이다. 하지만 그 뒤를 이어가듯 각기 다른 성격을 지닌 미술의 고원들이 지속적으로 생겨나며 한국미술 지형도의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