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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언저리의미학·윌리엄켄트리지:주변적고찰》을출간

2017/02/05

보지 않고 ‘읽는’ 도록

윌리엄 켄트리지의 도록 《해찰》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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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 언저리의 미학 · 윌리엄 켄트리지: 주변적 고찰》(수류방산)의 표지와 내지

출판사 ‘수류산방’에서 윌리엄 켄트리지(William Kentridge)의 도록 《해찰: 언저리의 미학 · 윌리엄 켄트리지: 주변적 고찰》을 출간했다.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윌리엄 켄트리지>전(2015. 12. 1~2016. 3. 27)의 내용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이 책은 전시 작품과 작가 약력이 잘 정리된 도록이 아닌, ‘읽는 도록’으로서 새로운 기획을 시도했다.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는데, 첫째 켄트리지를 읽어낸 국내의 여러 분야 필자들의 글을 묶은 부분, 국립현대미술관의 전시를 책으로 다시 볼 수 있도록 전시 자체를  수록한 부분, 그리고 2015년 베이징 울렌스현대예술센터(Ullens Center For Contemporary Art)에서 열린 전시 <양판희에 대한 메모(notes towards a model opera)> 도록에 실린 앤드류 솔로몬(Andrew Solomon)의 글을 국문으로 번역해 재수록한 부분이다. 먼저, 국내 필자들이 써내려간 글은 무엇보다 우리의 눈으로 읽어낸 작가와 전시의 의미를 되새긴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 여기서 재일조선인 학자 서경식은 켄트리지가 ‘계몽주의 이후 시대의 우수를 응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역설했고, 미술사가 김원식은 ‘켄트리지의 작업을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들’을 설명했다. 문학평론가 함돈균은 켄트리지의 주변적 고찰을 시인 이상과 김수영의 미끄러짐에 빗대어 ‘같으면서도 다를 수 있음의 드라마’를 발견한다. 888쪽에 달하는 책의 중간 부분은 켄트리지의 전시를 책으로 다시 볼 수 있도록 채워졌다. 미술관의 배치도를 시작으로, 전시실마다 설치 위치를 알리는 작품 배치도를 지면에 담았다. 전시 동선에 따라 전시장 안을 실제 거닐며 보듯 수록하여 아카이브적 성격을 부여했다. 또한 전시 설치 과정부터 부대 행사로 있었던 켄트리지의 강연과 대담을 수록하여 마치 전시 하나가 오롯이 책 속에 담긴 것 같은 새로운 기획을 시도했다.

책 제목을 좀 더 살펴보자. 서두에 자리 잡은 단어 ‘해찰’은 기웃거리고 집적거리는 것을 가리키는 순우리말이다. 즉 ‘언저리’에 가 닿는 행위를 가리킨다. 언저리는 무엇인가. 중심의 주변도 아닌, 그보다 더 주변의 어느 다른 지점이다. 중심과 집단의 속도와 질서에서 멀리 떨어진 공간, 그리고 그 자세가 ‘해찰’과 ‘언저리’이다. 수류산방은 이를 ‘켄트리지에 화답하는 하나의 미학적 태도’라고 제시한다. 한 권의 도록을 만들기 위해 1년 여 넘는 시간을 공들여온 한 출판사가 언저리에서 만들어낸 성과이기도 하다. 
/ 이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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