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미디어 퍼블리싱 플랫폼’ 더레퍼런스 오픈
예술서점 오픈, 복합예술공간으로
‘뉴미디어 퍼블리싱 플랫폼’ 더레퍼런스(http://www.the-ref.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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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레퍼런스 개관전 <The Reference #1: Asia Art Book Library> 전경 2018 Photo by 박기덕
아트북 서점과 전시공간은 어떤 방식으로 만날 수 있을까? 지난 3월 16일 효자동의 한적한 주택가에 개관한 복합예술공간 더레퍼런스는 이 질문의 답을 모색하는 하나의 시도로 해석된다. ‘뉴미디어 퍼블리싱 플랫폼’을 표방하는 더레퍼런스는 예술사진잡지 《IANN》을 발행하는 사진 전문 출판사 이안북스가 설립했다. 아트북 플랫폼 활성화를 목적으로 독립서점과 전시 외에 워크숍, 포럼 등을 함께 운영한다. 총 3개의 층으로 나눠진 공간의 지하 1층은 전시장, 지상 1층은 행사 및 프로그램 진행 공간, 2층은 독립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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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레퍼런스 개관전 <The Reference #1: Asia Art Book Library> 전경 2018 Photo by 박기덕
기자가 방문한 3월 20일에는 개관전 <The Reference #1: Asia Art Book Library>(3. 16~4. 24)가 한창이었다. 이안북스가 주최하고 아시아 에디터십 네트워크 단체 유니써클(Unit Circle)이 기획, 도쿄아트북페어가 협력한 전시는 2017년 도쿄아트북페어 <Guest Country> 섹션에 참여한 5개국 아트북 전시 일부를 리큐레이션(Re-Curation)했다. 당시 아시아 국가별로 테마를 설정해 아트북 전시를 선보였지만, 행사의 기간 제한상 책 소개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한 점을 보완하고자 기획한 것. 2017년 전시를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중국 대만 싱가포르의 북 큐레이션을 다듬고, 한국 일본의 큐레이터가 소개할 아트북을 새로 섭외하여 총 241권의 아트북 정보를 모아 인덱스 형식으로 정리했다. 또한 전시장에도 국가별로 아트북을 분류, 배치해 아시아 독립출판의 동향을 한눈에 살피고 각 나라의 아트북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국가별로 신진 사진작가 1명씩을 선정, 아트북을 재해석한 사진작품을 선보인 것도 이색적인 볼거리. 아트북을 매개로 한 일종의 아시아 국제 교류전인 셈이다. 그중 한국의 박기덕은 책의 모든 이미지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지점이 모서리 부분이라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아트북의 귀퉁이를 접사 촬영한 사진작품을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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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레퍼런스 개관전 <The Reference #1: Asia Art Book Library> 전경 2018
3월 17일에는 개관전 연계 프로그램으로 국내외 에디터와 퍼블리셔, 큐레이터가 리뷰어로 참여한 포트폴리오 리뷰 <The Reference Review #1>이 열렸다. 아트북 관련 전시여서인지 기존 포트폴리오 리뷰와 다르게 전시보다는 출판을 염두에 둔 중견 이상의 작가가 다수 참여했다. 리뷰어는 기혜경(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 운영본부장), 신보슬(토탈미술관 큐레이터), 백승우(사진작가), 가와니시 카나(도쿄 카나카와니시갤러리 디렉터), 아미노 나오(《IMA》 매거진 에디터) 등 총 9명. 김정은 《IANN》 편집장은 “이번 프로그램의 가장 큰 성과는 리뷰의 참여작가가 일본 출판사 아카아카(Akaaka)와 케이스퍼블리싱(Case Publishing) 두 곳에서 사진집 제안을 받아 올해 출판 계획이 잡혔다는 점이다. 또한 도쿄 카나카와니시갤러리에서는 그룹전 형태로 한국 사진작가를 소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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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레퍼런스 2층 독립서점 전경 2018
더레퍼런스는 기획전 성격에 따라 독립서점의 책 구성에도 다양한 변화를 줄 예정이다. 해외 미술관과 갤러리는 예술서점과의 협력이 활성화된 반면, 국내 서점은 예술의 기폭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점을 개선하려는 목적. 국내외 주목할 만한 독립서적을 장기적으로 소개, 홍보하는 플랫폼을 자처하고자 유닛써클과 함께 해외 출판물 유통을 모색 중이다. 또한 ‘뉴미디어의 현재’를 점검할 수 있는 방식의 아시아 교류 전시를 구상하며, 1년에 약 4회 정도의 기획전을 꾸준히 선보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