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REAL TIMES展
일본 현지 지진피해의 보고
5. 20 ~ 25 SNAC(http://snac.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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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지 전시회 풍경
2011
년 3월 11일에 벌어진 후쿠시마 대지진 후 벌써 2달 남짓 흘렀다. 일본 미술계가 입은 피해 역시 막대하다. 취소된 문화행사만 해도 165건, 연기된 것은 345건에 달한다. 쓰나미에 의해 작품 및 시설이 손상된 미술관도 한 두 곳이 아니다. 후쿠시마 현립 미술관은 조각작품의 일부가 파손되었고, 그 밖에 후쿠시마와 미야기현에 소재한 미술관의 대부분이 전시 관련 설비가 부서지고 천장이 내려앉는 등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이러한 가운데 수많은 아티스트와 미술관계자들은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를 모색하고 있다. 지진 피해를 입은 지역의 현지상태를 정확히 리서치하고 분석하여 최대한 여러 사람에게 알리고, 기부를 몸소 실천한다. 이 두 가지를 목적으로 한 전시 및 세미나가 매주 도쿄 각지에서 개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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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30일, 게이오 대학에서는 곤도 세이치(近藤誠一) 문화청 장관, 도쿄 모리미술관의 난조 타카토시 (南條隆敏) 관장 등을 초청해 ‘지진 피해를 입은 미술관 지원과 위기 관리 대책’ 이란 제목으로 공개 강좌가 열렸다. 난조 타카토시 관장은 오노 요코(小野洋子), 쿠사마 야요이(草間彌生) 등으로부터 기탁 받은 총 20점의 작품으로 4월 16, 17일에 자선 경매를 개최해 수익금 850만 엔을 일본 적십자사에게 기부했다.
한편 지진은 전시회의 주제로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평소 원자력에 관해 퍼포먼스, 좌담회, 공간미술, 사진, 강의 등 다양한 형태로 주목 받는 아티스트들을 소개하는 SNAC에서는 5월 20~25일, 아트집단 Chim↑Pom의 작품을 전시했다. ‘REAL TIMES’ 란 전시 제목에서 추측할 수 있듯, Chim↑Pom은 3월 11일 이래 수차례 후쿠시마에 방문해 복구 작업을 도왔다. 주위에 아무도 살지 않게 된 원자력 발전소에 직접 들어가 깃발을 세우기도 했다. 이러한 위험을 무릅쓰며 고된 작업을 지속하면서 이들은 지진 피해와 원자력이라는 문제를 다소 해학적이며 일상적으로 표현한다. 기부금으로 쓰여질 입장료 500엔을 내면 나눠 주는 CD에는, 약 5분간 끊임없이 Chim↑Pom 멤버 6명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여자친구 있으면 좋겠다” “일하기 싫어” “친구가 없어” 등 단순한 투정을 돌아가면서 말하고, 한마디 한 마디 끝날 때마다 “오!” “괜찮아” “힘내자”를 되풀이한다. 복구 작업에 착수하기 전 멤버가 서로에게 보내는 격려와 응원인 셈이다. 점점 난해해지고 심오해지는 여타 미술에 반해 Chim↑Pom의 작품은 단순한 행동 포착의 꾸밈없는 표현을 통해 사회적 메시지를 발신한다.
Chim↑Pom 2005년 8월 에리(エリィ), 우조 류타(卯城竜太), 하야시 야스타카(林靖高) 등 6명으로 결성된 예술가 집단. 2010년 아시아 아트 어워드(A3)에서 일본작가 대표로 선정. <Drink Sake Alone> (샌프란시스코 Lisa Dent Gallery, 2005) 참여를 계기로 <KITA!! Japanese Artists Meet Indonesia> (자카르타 Jogja National Museum, 2008), <A Blow to the Everyday> (홍콩 Oasage Kwun Tong, 2009) 등 다수의 해외 단체전 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