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미술 난장판!

파주의 새로운 복합예술공간 ‘아트팩토리난장판’이 문을 열고 제1회 페스티벌을 개최했다. / 김예림 기자

아트팩토리난장판은 지난 9월 파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단지에 개장한 대규모 예술인 레지던시다. 파주출판도시협동조합이 건립한 첫 지식산업센터로, 주거형 스튜디오 255개에 근린 생활 시설, 대형 영상 스튜디오까지 갖춘 복합예술공간이다. 아티스트의 작업실과 거주지를 의미하는 ‘아트팩토리’에, 자유로운 예술 한 마당의 뉘앙스를 담은 ‘난장판’을 합한 이름으로 예술계의 활성화를 시도한다. 개관을 기념하는 제1회 ‘아트팩토리난장판 페스티벌’이 10월 31일부터 11월 13일까지 진행됐다. 관객과 작가 모두를 위한 ‘낮은 문턱’의 예술축제를 표방하며 전시, 오픈 스튜디오, 아트마켓 등을 열었다.
예술감독으로 참여해 단지 조성과 페스티벌 진행을 주도한 미디어아티스트 한호는 “예술가의 작업장이 곧 아울렛이 되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예술인 지원과 보호가 열악한 한국에서 작가들은 비싼 임대료 때문에 작업실을 계속 옮길 수밖에 없다”면서, “젠트리피케이션으로 이곳저곳을 떠도는 작가들이 한곳에서 진득이 창작 활동을 하도록 만들고 싶었다. 아트팩토리난장판은 예술가와 사회의 공생 방법을 찾고, 가난한 작가를 위한 인큐베이터로 기능하도록 도울 것”이라 언급했다.

이번 페스티벌에는 입주 작가의 ‘오픈 스튜디오’, ‘미디어아트협회 특별전’, ‘아트페어’, ‘아트플리마켓’, ‘현대미술 세미나’, ‘아트 경매쇼’ 등 총 6개의 이벤트가 마련돼 150여 명(팀)이 참가했다. 참여 작가가 각 섹션의 기획부터 전시, 운영까지 모두 직접 준비한 것이 특징. 이들 대다수가 이미 레지던시에서 생활하고 있어 기획부터 폐막까지 마을 축제처럼 신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준비 기간은 짧았지만 자유롭게 의견을 내며 추진력 있게 새로운 ‘판’을 짰다. 
오픈 스튜디오는 입주 작가의 작업실을 일반에 공개해 작가와 직접 이야기 나누는 기회를 마련한 이벤트다. 김원근, 김정희, 송기창, 오승아, 이동경, 최종운 등 입주 작가 26명(팀)이 작품 147점을 선보였다. 한국미디어아트협회 특별전에서는 KMAA 미디어파사드, 김진우, 두눈, 이경호, 조세민 등 30명(팀)의 작업 95점을 소개했다. 관객이 다양한 미디어 활용 방식을 눈앞에서 확인해 미디어아트를 폭넓게 이해하도록 유도했다. 
작품 판매 섹션인 아트페어, 아트플리마켓에는 각각 200여 점의 작품이 나왔다. 연지윤, 장수진, 한호남 등의 신진 작가는 물론 아트업, 와글리독 등 아트 관련 브랜드까지 가담해 페스티벌 관객뿐만 아니라 아울렛 방문객, 지역 거주자가 부담 없이 미술을 접하도록 했다. 아트 경매쇼는 배우이자 작가로 활동 중인 이광기가 이끌었다. 20여 점의 작품 소개 및 판매를 유튜브로 동시 송출해 오프라인 방문 없이도 흥미로운 작업을 구경하고 구매할 수 있었다.
연계 강연도 4차례 진행됐다. 2020금강자연비엔날레 총감독 임수미의 ‘미디어아트와 동시대 현대미술의 흐름’, 큐레이터 전혜연의 ‘해외 아트 레지던시 사례를 통한 상생과 역할’, 평론가 구기수의 ‘세계 미술 시장의 흐름과 변화’, 에이치존 디렉터 이대형의 ‘아트 콜라보레이션 3.0’은 현대미술과 미술시장의 현주소를 거시적으로 짚었다. 한호는 “공간 오픈을 알리는 중요한 행사로서 모두가 즐기는 장이 되길 바랐다. 앞으로 작가들에게는 작품 판매와 홍보, 시장 형성의 기회를 제공하고, 동시에 대중에게는 어려운 영역으로만 치부되던 예술을 쉽고 재밌게 바꾸는 데 힘쓸 것”이라며 지역 상생이 가능한 예술 양성소로 발돋움할 포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