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화랑미술제, 대박!

2021 / 04 / 11

국내 최초 아트페어, 역대 최다 관객, 판매액 72억 원 기록 / 최지혜 기자

2021화랑미술제 행사 전경

2021화랑미술제(3. 3~7 코엑스 3층 C홀)가 5일간의 여정을 마쳤다. 올해는 작년보다 3배 증가한 역대 최다 관객 48,000여 명을 기록했다. 2021화랑미술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없어서 못 팔았다.’ 갤러리 부스마다 판매를 의미하는 ‘레드 닷’ 스티커가 곳곳에 붙었다. 작품을 포장해 내보내고 새로운 작품으로 바꿔 거는 손길도 어느 때보다 빨랐다. 올해 판매액 또한 작년의 2배를 웃도는 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정현경 한국화랑협회 홍보팀장은 “작품을 걸기만 하면 팔려 나갔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일부 갤러리는 더 이상 판매할 작품이 없어서 못 팔았을 정도.”라며 2021화랑미술제의 소회를 전했다.
이러한 결과는 하반기 미술시장을 견인하던 제19회 한국국제아트페어의 개최 불발과 주요 갤러리의 계속되는 전시 연기 및 취소, 폐관에 따른 컬렉터의 보상 심리로 보인다. 더불어 중저가 작품이 주로 출품되던 화랑미술제에 작년 한국국제아트페어에 나오지 못한 갤러리별 대표작이 대거 소개되며 판매액을 올리는 데 한몫했다. 또한 해외 아트페어 관람이 힘들어지면서 많은 컬렉터가 화랑미술제로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건용 <Bodyscape 76-3-2020> 캔버스에 아크릴릭 130×162cm 2020

국제갤러리는 박서보의 2008년작 <묘법 No. 080704>을 5억 원, 작년 개인전을 개최한 제니 홀저의 검열 회화작업도 3억 원대에 판매했다. 줄리안 오피, 최욱경, 하종현의 작업도 차례차례 주인을 만났다. 학고재갤러리 소속 김재용의 도넛 도자 연작은 80여 점 이상 거래됐다. 우손갤러리는 최병소의 소품 <신문지우기>를 800만 원에 판매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비교적 낮은 가격의 소품이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
PKM갤러리는 서승원의 추상회화를 한 점을 제외하고 모두 판매했다. 리안갤러리는 오픈 첫날부터 한국 아방가르드의 선두 이건용의 작품 7점을 연이어 판매했다. 개막 직전 열린 경매에서 작가 최고가를 갱신해 기대를 모았던 고 김창열 화백의 물방울 연작은 갤러리현대를 비롯한 샘터화랑, BHAK갤러리, 이화익갤러리 등의 여러 부스에 내걸렸다. 시기도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다양하다. 갤러리현대 관계자는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0>에 참여 중인 이슬기 작가의 작업은 솔드 아웃. 이건용, 이강소의 신작과 이우환의 테라코타가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는 전언으로 화랑미술제의 성과와 분위기를 귀띔했다.
젊은 작가를 포진시킨 갤러리의 활약도 눈에 띈다. 가나아트센터에서는 문형태와 장마리아, 선화랑의 이영지와 정영주 등이 참여했다. 특히 갤러리바톤은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상 2020> 후보에 오른 정희승의 솔로 부스를 꾸렸다. 신진 작가 특별전 <줌-인> 부스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관객 투표로 정재원, 임지민, 정희승이 최종 3인으로 선정됐다. 168개의 작은 캔버스로 구성된 임지민의 <잘못 적어 밀린 답들> 소품과 정희승의 도자작업 <나의 안식처> 등 참여 작가의 작업이 컬렉터의 러브콜을 받았다. 한편, 2021화랑미술제는 비대면 시대를 맞아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했다. 유튜브 아티스트 토크, 렉처 프로그램 등이 운영됐다.

2021화랑미술제 행사 전경

신임 한국화랑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황달성 금산갤러리 대표는 “올해 회복되는 미술시장의 추세를 10월 한국국제아트페어까지 이어가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주춤했던 미술시장의 영향으로 반사 이익 도모에 성공한 화랑미술제가 이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을지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해본다.

2021화랑미술제, 대박! • ART IN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