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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을'읽는'시간

2021/05/11

전영백, 조현정, 초타원형, 아트선재센터 신간 / 조재연 기자

이불 밖은 위험한 시기, 방구석에서 미술과 만날 수 있는 신간을 소개한다. 네 권은 모두 동시대예술의 배경이 된 미학, 건축, 대중문화, 큐레이팅을 다룬다. 각 테마는 어떻게 동시대와 연결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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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백,『세잔의사과:현대사상가들의세잔읽기』(한길사2021)

홍익대 전영백 교수의 대표 저서 『세잔의 사과: 현대사상가들의 세잔 읽기』 개정판이 13년 만에 나왔다.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의 관점으로 폴 세잔 작업의 숨은 의미를 읽어내 반향을 일으킨 책. 저자는 줄리아 크리스테바, 지그문트 프로이트. 조르주 바타유, 질 들뢰즈, 자크 라캉, 모리스 메를로 퐁티 등 현대철학을 대표하는 사상가를 소환했다. 철학, 정신분석학, 기호학적 해석과 이에 반영된 문화 욕망을 진단하는 방법론으로 전영백은 새로운 미술사를 시도했다. 책은 일곱 사상가가 세잔에게 받은 영향은 무엇인지, 이론이 세잔의 회화를 어떻게 해석했는지 다룬다. 이번 개정판에는 시간의 철학자라 불리는 앙리 베르그송이 추가됐다. 코로나19로 교류는 단절됐지만 시간은 공유된다는 점에 착안해 베르그송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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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전후일본건축』(마티2021)

카이스트 조현정 교수의 『전후 일본 건축』은 1945년 이후 일본 건축의 주요 국면을 시대순으로 정리한다. 필자는 일본 건축에서 ‘전후’를 종전 이후 민주주의, 평화주의, 경제 성장을 지향하는 건축 개념의 형성 시기로 상정했다. 건축 양식과 철학을 20세기 일본의 정치, 경제, 사회망으로 폭넓게 엮어냈다. 1, 2장에서는 건축가 단게 겐조와 전위예술가 오카모토 다로를 중심으로 진행된 일본 현대건축의 형성을 다룬다. 3장은 윤회 사상을 바탕으로 전개된 건축 아방가르드 운동을 탐구한다. 4장은 미래 도시와 기술 강국 이미지를 과시했던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 5장은 포스트모더니즘을 적극 수용한 일본 사회를 제시했다. 6장은 안도 다다오의 협소 주택처럼 외형보다 내부 경험에 주목했던 1970년대를 보여준다. 이 흐름은 버블 붕괴와 맞물려 주택 중심으로 재편된 7장의 1990년대 건축으로 연결된다. 8장은 2011년 동일본대지진 이후의 재난과 건축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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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타원형,『네/아니오/좋아요/싫어요/사랑/혐오/댓글/공유』(초타원형2020)

『네/아니오/좋아요/싫어요/사랑/혐오/댓글/공유: 2000-2020년 한국 대중문화의 초상』은 대중문화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국내 작가를 총망라하는 시도다. 2020년 5월 2일부터 6월 2일까지 서울아트딜라이트에서 초타원형이 기획했던 동명 전시를 책으로 확장했다. 초타원형은 건축가 정현, 크리에이티브디렉터, 편집자로 이뤄진 설계 및 출판 프로젝트 그룹. 책은 작품 캡션을 담은 「INDEX」와 작품 이미지를 실은 「IMAGES」, 미술과 대중문화를 다룬 비평문집 「TEXTS」 순으로 구성됐다. 권오상, 그라플렉스, 김동희, 돈선필, 옥승철, 이동기, 이윤성 등 총 214명의 작가가 865점으로 참여했고, 김일림, 윤원화, 최정윤, 콘노 유키 등이 글로 함께했다. 대중문화와 예술이 서로 엉킬 수 있는 기반을 형성하려는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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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정외,『큐레이팅9X0X』(아트선재센터2021)

아트선재센터는 지난 2018년 가을, 1990~2000년대 한국 동시대미술을 큐레이팅 중심으로 돌아보는 <큐레이터 토크: 9X0X>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국내 미술계에서 이 시기는 비엔날레, 신생공간, 지원 제도 등이 출범하는 변곡점이면서, 이에 발맞춰 새로운 기획이 출현한 때였다. 프로그램의 대담을 정리하고 새로운 글을 담아 출간한 『큐레이팅 9X0X』. 책에는 당시 큐레이터의 입장, 큐레이팅의 기록을 모았다. 큐레이터로는 김선정, 김성원, 김홍희, 백지숙, 안소연, 이영준, 이영철, 연구자로는 김해주, 문혜진, 박가희, 윤지원, 이지원, 전효경이 참여했다. 책은 프로덕션, 기관 운영, 개인전 기획 등 ‘큐레이팅의 방식’과 아카이브, 여성주의, 공간, 다원성, 사진 등 ‘큐레이팅의 주제’라는 테마로 구성됐다. 후반부에는 작가 정서영, 큐레이터 김장언, 비평가 서동진의 글을 수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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