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 아티스트 A-Z
한국의 젊은 작가를 조망하는 영문 단행본 『Future Present: Contemporary Korean Art』가 출간되었다. 1980년대 이후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 아티스트 25인을 작가론과 작품 화보로 소개한다. 저자 앤디 세인트 루이스(Andy St. Louis)는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에디터 겸 비평가이다. Art는 그에게 책을 집필한 계기와 한국에서의 활동상을 물었다.
『Future Present』 (스키라, 2024) 펼침면
― 『Future Present』는 차세대 한국 작가 25인을 앤솔러지 형식으로 조명한다. 책을 저술한 배경은?
Louis 최근 한국 문화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으며 급성장하고 있다. 한국 작가들이 국제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낼 적기이다. 하지만 영어로 된 정보와 출판물이 적어 아쉬움을 느꼈고, 이 책을 한국 예술가를 소개하는 플랫폼으로 만들고 싶었다.
― ‘밀레니얼 세대’라는 지표 외에 25인을 선정한 구체적인 기준은?
Louis 이 책에 실린 모든 작가는 내가 오랜 기간 관심을 두고 지켜본 이들로, 전시 리뷰나 비평 에세이에서 다루기도 했다. 물론 누구를 포함하고 제외할지는 어려운 결정이었기에 몇 가지 기준을 세웠다. 첫째, 연령. 2000년 이후 대학을 졸업한 작가를 중심으로 급속한 세계화와 디지털 기술을 어떻게 작업에 수용했는지 살폈다. 둘째, 경력. 개인전을 꾸준히 열었는지, 국제전이나 비엔날레에 참여했는지 등을 중요한 이정표로 삼았다. 이는 작가의 예술적 비전과 독창성을 방증해 주기도 한다. 셋째, 매체. 회화, 조각, 영상, 설치, 사진 등 매체의 균형을 맞추는 데 중점을 두어 이들 작업의 다양성과 매력을 강조했다.
― 책에는 한국의 큐레이터 박주원, 전효경의 에세이도 포함되어 있다. 책을 만들면서 필자들과는 어떤 논의를 나눴나?
Louis 이 책을 만들면서 한국 밀레니얼 세대에 영향을 미친 사회, 경제, 기술적 조건을 정확히 평가하는 일이 중요했다. 그래서 이러한 경험을 직접 겪어본 동세대 큐레이터에게 에세이를 의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두 편의 에세이는 25명의 예술가와 같은 역사적 맥락에 배치되어 작업을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돕는다. 먼저 박주원은 오스트리아 철학자 이졸데 차림의 세대 정체성 이론을 경유해 MZ세대의 특징을 탐구한다. 네트워크 기술이 밀레니얼 세대를 현대 사회의 ‘블록’으로 만드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한다. 전효경은 IMF라는 시대적 배경에서 젊은 예술가의 작업을 맥락화하고, 이들이 온라인 게임과 화면 기반 미디어를 탈출 수단으로 받아들였다는 결론을 내린다. 디지털 공간의 비물질성에 주목한 전략이 2010년대에 신생공간의 출현으로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Future Present』 (스키라, 2024) 펼침면
앤디 세인트 루이스
― 당신은 지난 10년간 한국 아트씬에서 활동하고 있다. 2018년에는 온라인 플랫폼 ‘서울 아트 프렌드’를 설립해 한국 미술을 국제 무대에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한국 미술의 어떤 흐름에 특히 주목하는가?
Louis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나는 한국 미술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다. 이는 관심이 없어서라기보다 국제 예술잡지에서 한국 미술을 주제로 글쓰는 필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트아시아퍼시픽』, 『아트리뷰』, 『파이낸셜타임즈』 등에 한국 작가를 홍보하려 노력해 왔다. 나는 대부분 갤러리가 40세 이하 작가를 지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의 밀레니얼 예술가들이 어떻게 활동해 왔는지를 흥미롭게 지켜본다. 이러한 상황에 대응해 아티스트 런 스페이스가 등장하면서 아트씬이 변화했고, 전시 기획과 관객의 태도 또한 이에 맞춰 바뀌는 모습을 발견했다. 특히 최근에는 이전 세대와 다른 취향과 동기를 가진 MZ세대 컬렉터의 활약이 눈에 띈다. 이는 더프리뷰성수, 아트오앤오 같은 대체 미술시장과 카바 라이프, 아투 등 새로운 예술 상거래 플랫폼의 성장과도 관련이 있다.
― 현재 추진 중인 프로젝트 또는 앞으로의 목표를 알려달라.
Louis 홍콩, 로스앤젤레스, 뉴욕 등 현대미술 허브에서 한국의 영 아티스트를 소개하는 기획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있다. 『Future Present』 같은 책도 분명 중요한 자원이지만, 예술가를 홍보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전시이다. 이를 위해 현재 갤러리와 기관의 파트너십을 확보하고 있으며, 향후 몇 년간 일련의 전시와 공공 프로젝트를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