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 장-미셸 오토니엘展 in Paris
2022 / 01 / 18
수선화가 핀 자리엔
<Jean-Michel Othoniel: The Narcissus Theorem> 2021. 9. 28~1. 2 프티팔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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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Narcissus Theorem> 전경 2021 프티팔레
장-미셸 오토니엘(1964년생)이 2011년의 대형 회고전 <My Way>(퐁피두센터) 이후 10년 만에 파리를 다시 찾았다. 1900년 만국박람회장으로 지어진 프티팔레를 황홀하리만치 번뜩이는 유리 작업으로 가득 채웠다. 작가가 유리 작업을 시작한 지도 어언 30여 년. 70여 개의 신작을 출품한 이번 전시는 오토니엘 작업의 정수를 집대성한 자리다. 특히 지난 10년간 멕시코 수학자 아우빈 아로요의 도움으로 연구해 온 ‘반사성 이론’을 예술적으로 재해석한 결과물을 공개했다. 유리의 반짝이는 성질을 극대화하기 위해 미술관으로 향하는 계단, 야외 정원과 회랑 등에 작품을 설치했다. 그 덕에 작품은 파리의 햇빛을 양분 삼아 증식해 나가는 유기체처럼 보이기도 한다. 전시명은 ‘나르시시스트의 법칙’. 작가는 나르시시스트를 취약하고, 예민하고, 이기적인 자가 아니라 온전한 아름다움을 좇는 순수한 열망가라고 강조한다. “나는 비현실적이고, 황홀하고, 환상적인 장소를 만들고 싶었다. 적어도 전시를 관람하는 동안에는 세상의 환멸을 잊기를.” 날카로운 유리가 조형해 낸 극한의 아름다움은 묘한 공포심마저 자아낸다.
/ 김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