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 오토봉 엥캉가展 in Bregenz
2022 / 01 / 18
대지의 구원을 들으라
<Otobong Nkanga> 2021. 10. 23~3. 6 쿤스트하우스브레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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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earthed-Midnight> 혼합재료 가변크기 2021
“우리의 폐에 쌓인 먼지, 주머니 속 작은 돌들, 온갖 광물, 황금, 보석···. 모든 건 결국 땅에서 온다.” 나이지리아 출생으로 벨기에 엔트워프에서 활동하는 오토봉 엥캉가(1974년생). 그는 회화, 사진, 조각, 설치, 퍼포먼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환경 오염과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다뤄왔다. 최근에는 땅과 물의 역사를 추적해, 대형 설치작업과 태피스트리로 지구와의 공존을 위한 구호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이번 쿤스트하우스브레겐츠 전시에서는 관객이 환경 문제를 직접 마주하도록, 전시장에 네 개의 국면을 꾸몄다. 얕은 연못에서 나무 기둥이 솟아오르는 ‘심연’, 온도 조절이 가능한 유리 테라티움 안에서 식물을 길러내는 ‘한밤중’, 해변에 밀려온 해양 쓰레기를 지적하는 ‘황혼’, 질퍽이는 진흙에 불탄 듯한 나무가 꽂혀있는 ‘작열’. 자연 파괴에 이르는 네 단계가 넓은 전시장에 펼쳐져 있다. 관객은 고요한 심연에서 황량한 작열에 이르는 풍경을 차례로 관람하며,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행 중인 환경 문제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작가는 흙으로 만든 판에 자신이 직접 지은 시를 써 대지를 위한 기도문을 남겼다. 엥캉가는 특히 이번 전시에서 태피스트리에 심혈을 기울였다. 전문적인 섬유 직기를 활용해 회화만큼이나 정교한 태피스트리를 완성해 냈다. 작가는 한국과도 연이 깊다. 2015년 양현미술상 수상자로 내한해, 아트렉처 퍼포먼스를 실시한 이력이 있다.
/ 김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