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 벨키스 아욘展 in Madrid
2022 / 01 / 19
쿠바, 여성 판화가, 종교 연구자
<Belkis Ayón: Collographs> 2021. 11. 17~4. 18 레이나소피아미술관

벨키스 아욘 전시 전경
쿠바 출신의 여성 판화가 벨키스 아욘(1967~99). 그는 남성만으로 구성된 비밀 조직인 ‘아바쿠아(Abakuá)’ 신화를 작업 주제로 끌어왔다. 특히 신화에 등장하는 유일한 여성인 ‘시칸 공주’를 자신의 대리물로 내세운다. 시칸 공주는 집단의 비밀을 누설한 대가로 목숨을 잃는 비운의 인물이다. 아욘 작업의 트레이드 마크인 입이 없는 인물들은 이 시칸 공주 서사에서 연유한 형상이다. 작가는 남성 중심 집단에서 유일하게 목소리를 낸 여성을 재조명한다. 쿠바 사회에 깊이 배인 성 차별과 가부장 문화에 반기를 들고, 종교라는 이름으로 가해지는 검열, 폭력, 불평등을 비판한다. 한편, 작가는 단단한 종이에 여러 형상을 콜라주하고, 잉크를 묻혀 찍는 판화 기법인 ‘콜로그래피’ 작업으로도 유명하다. 이번 레이나소피아미술관 개인전은 아욘의 판화 기법에 주목한 전시다. 콜로그래피를 활용해 아바쿠아라는 테마에 막 천착하기 시작한 작가의 초기 실험작에 방점을 찍었다.
/ 김해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