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 도메니코 그놀리展 in Milan
2022 / 01 / 19
관능의 팝아티스트
<Domenico Gnoli> 2021. 10. 28~2. 27 폰다치오네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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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메니코 그놀리 전시 전경
이탈리아 태생으로 미국에서 활동한 팝아티스트 도메니코 그놀리(1933~1970). 이번 회고전에서는 1949~69년 사이에 제작된 100여 점의 작품을 공개한다. 재작년에 세상을 떠난, 폰다치오네프라다의 예술감독 게르마노 셀란트의 기획을 실현한 전시다. 그놀리는 흘러내리는 머리카락, 가슴팍의 옷깃과 넥타이의 매듭, 가지런히 벗어놓은 하이힐, 방 안의 침대, 화장실의 텅 빈 욕조 등 평범한 대상을 과감히 확대해 관능적으로 그려냈다. 초현실주의, 미니멀리즘을 가미한 특유의 스타일은 그를 미국의 주류 팝아티스트와 차별화하는 특징이 됐다. 전시는 무대미술가, 의상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로 활약했던 그놀리의 면모도 재조명한다. 그는 1955년 런던에서 열린 셰익스피어의 연극 <뜻대로 하세요>의 세트를 제작해 큰 주목을 받았고, 1960년대 파리와 런던 등에서 잡지 일러스트레이터로도 일했다. 그가 미술가로 이름을 알린 때는 1964년, 로버트 라우센버그가 베니스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팝아트가 재평가되던 해다. 그놀리는 당시 소회를 아래와 같이 남겼다. “내 그림은 이렇듯 늘 일관됐지만 ‘추상의 시대’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 나는 항상 간단한 형상에 주목해 그림을 그린다. 주변의 세계, 익숙한 상황, 일상에서 예술을 느낀다.”
/ 조현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