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 바바라 크루거展 in Los Angeles
당신의 몸은 전쟁터다
<Barbara Kruger> 3. 19~7. 16 스프루스마거스 & 3. 20~7. 17 LA카운티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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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No Comment)> 3채널 비디오 9분 25초 2020
미국 출신의 1세대 페미니스트미술가 바바라 크루거(1945년생). 그의 대규모 회고전이 스프루스마거스와 LA카운티미술관에서 연달아 개막했다. 크루거는 사진과 텍스트를 매개로 남성 중심 사회에 강력한 비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한때 미국 패션 잡지 『마드모아젤』의 유망한 그래픽디자이너였던 크루거는 매거진의 이미지 활용 방식을 작품에 적용했다. 작가는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잡지나 브로슈어에 게재된 사진을 차용하고, 그 사진과 자연스럽게 매칭되지 않는 텍스트를 나란히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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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Truth)> 비닐에 디지털 프린트 178.6×292.1cm 2013
매끈한 이미지와 다르게 그 내용은 심상치 않다. 여성 신체에 대한 성적 대상화를 꼬집는 “당신의 시선이 내 뺨을 때린다”, 주체적인 여성상을 표현하는 “우리에게 더 이상 영웅은필요 없어”, 낙태 권리를 요구하는 “당신의 몸은 전쟁터다” 등 날카로운 사회적 발언이 과장된 폰트로 드러난다. 그 결과 이미지는 텍스트와 더불어 본래 의도에서 벗어나 사회 고발적인 작품으로 재생산되고 새 의미를 부여받는다. 크루거는 친숙함에 숨은 비수를 이용해 사회를 잠식한 백래시에 카운터를 날린다. “나는 그림, 재산, 그리고 권력에 대한 완고한 확신을 붕괴시키고 싶다.” / 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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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inking of You. I Mean Me. I Mean You> 디지털 이미지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