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 마를렌 뒤마展 in Venice
야성의 회화, 폭력을 고발하다
<Marlene Dumas: open-end> 3. 27~2023. 1. 8 팔라초그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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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ngers> 캔버스에 유채 40×50cm 1999
마를렌 뒤마 (1953년생)는 인간 내면의 ‘그늘’을 포착해 왔다. 이번 대형 개인전은 1984년부터 현재까지의 대표작은 물론, 미공개작을 포함해 100여 점을 선보인다. 뒤마의 작품에는 섹슈얼한 포즈의 나체 여성이 반복해 등장한다. 그러나 성적인 욕망을 자극하려는 의도와는 거리를 둔다. 우중충한 색감과 어두운 조명, 힘 없이 풀린 눈, 절규하는 입술 등은 벗은 몸에 깃든 가학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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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inter> 1994
작가는 사회에 만연한 여성 혐오, 아동 학대, 인종 차별, 노동 착취와 같은 폭력을 고발해 왔다.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으로 인종 차별이 극에 달했던 195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뒤마는 어려서부터 폭력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심을 가졌다. 인간을 향한 테러는 단순히 독재 정치나 전쟁에만 있지 않다. 인권은 외려 잘 드러나지 않는 미시적있다. 작가는 이러한 생각으로 영화, 미술, 신문, 잡지, 광고 등 일상에 침투한 비인간적 야성적인 필치로 재해석된 욕망의 이미지는 가장 강력한 비판적 메시지를 전달한다. / 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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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Moon>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