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 아니쉬 카푸어展 in Venice

2022 / 06 / 17

숭고한 ‘핏빛 조각’
<Anish Kapoor> 4. 20~10. 9 아카데미아미술관

개인전 <Anish Kapoor> 전경 2022

조각계의 월드 스타 아니쉬 카푸어 (1954년생). 인도 출신의 작가는 물리 법칙과 감각 체계를 유희하는 카오스적 미감으로 관객에게 시각적 충격을 선사한다. 아카데미아미술관에서 열린 이번 개인전은 카푸어의 작업 세계를 총망라한다. 1970년대 초기작부터 처음 공개하는 2022년 최신작까지, 카푸어의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카푸어 조각의 핵심 주제는 ‘숭고’. 숭고란 인간의 논리와 감각의 한계를 초월할 때 느껴지는 감정으로, 작가는 도료를 이용해 이 개념에 접근해 왔다.

<Void Pavilion V> 목재, 콘크리트, 피그먼트 600×600×1200cm 2018

가시광선 99%를 흡수하는 ‘반타 블랙(Vanta Black)’ 조각은 가까이 접근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평면처럼 보인다. 작가는 인간의 시각 체계로 완벽하게 인식할 수 없는 매체를 통해 철학적 물음과 현실 너머 초월적 세계의 가능성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한편 이번 전시에서 최초 공개하는 신작은 초기작에 사용한 붉은색 안료를 재사용했다. 힌두교 제사에 쓰이는 가루를 모티프 삼아 제작한 물감이다. 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가 혼재하는 헤테로토피아적 분위기를 자아낸다. 관객은 작품 사이를 거니는 동안 천국과 지옥, 대지와 해양 등 상반된 개념이 한데 뒤섞인 장소를 체험한다. 관객이 보는 각도에 따라 주변은 석양으로 물든 영적인 순간 혹은 피로 칠갑된 고통의 찰나를 오간다. / 조재연 기자

<Symphony for a Beloved Sun> 스테인리스강, 왁스, 컨베이어 벨트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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