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 Now] 엘름그린&드라그셋展 in Milano
우리의 쓸모없는 신체
<Elmgreen&Dragset: Useless Bodies?> 3. 31~8. 22 폰다치오네프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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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Outsiders> 메르세데스 벤츠 W123, 실리콘, 옷, 포장된 작품 140×455×194cm 2020
냉소와 유머로 동시대의 사회, 정치적 문제를 고발하는 아티스트 듀오 엘름그린&드라그셋(1961년생&1969년생). 이번 전시의 핵심 주제는 ‘몸’. 정확히는 산업 사회에서 더 이상 생산 동력이 아닌, 소비 주체에 불과한, 거대 자본이 수집하는 데이터 조각으로 전락한 인체다. 이들은 폰다치오네프라다의 다섯 공간을 수영장, 영안실, 오피스 등 전혀 다른 분위기와 맥락의 장소로 탈바꿈했다. 1층 전시장엔 신고전주의 양식을 변주한 남성 조각을 나열했다. 수세기 동안 예술가가 남성의 몸을 어떻게 관습적으로 재현해 왔는지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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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Left?> 실리콘, 옷, 와이어 로프, 장대 가변크기 2021
2층은 모니터와 테이블이 일정한 간격으로 빽빽하게 놓인 사무실로 연출했다. 모든 노동자가 휴거를 맞이한 듯 적막만이 맴도는데, 언젠가 노동에서 해방될 미래를 암시한다. 물탱크를 개조한 시스터나(Cisterna) 공간은 버려진 수영장과 탈의실, 스파로 꾸몄다. 영생할 수 없는 ‘불완전한’ 신체를 위한 오늘날의 웰니스, 레저 산업의 향방을 제시한다. 영안실에는 시신을 지키는 로봇 개를 배치했다. 교감 능력 없이 경비 기능에만 충실한 고철 로봇은 만연한 상품화를 꼬집는다. 한편 야외 전시장에는 러시아 번호판을 단 벤츠 차량에 남성 커플 조각상을 눕혔다. 마초적 남성의 폭력성을 전복하고 ‘퀴어’의 사회적 가능성을 제안한다. / 조현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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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ainter, Fig. 2> 청동, 옻칠, 강철 250 x 255 x 60cm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