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롯본기 아트 나이트 2012 리포트

3. 24 ~ 25

동경의 밤 문화는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다. 시부야의 유명한 클럽이나 신주쿠의 가부키쵸와 같은 유흥가를 방문해 보는 것도 좋지만, 보다 건전하고 색다른 밤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

지난 3월 25일, 롯본기 아트나이트 2012가 펼쳐지고 있는 롯본기 힐즈 아리나의 모습

지난 24일 오전 10시부터 25일 6시까지 롯본기 일대는 평상시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바로 지난 2011년에 개최될 예정이었다가 대지진의 영향으로 취소되고 말았던 제 3회 롯본기 아트 나이트를 구경하기 위해서이다. 1년 간 예기치 못했던 긴 휴식이 있어서였을까. 이 행사는 일몰 시각인 오후 5시 56분을 시작으로 일출 시각인 오전 5시 38분까지 약 12시간 동안 쉬지 않고 전시장을 순회해야 할 정도로 무수한 공연과 전시, 프로젝트 등을 마련해, 찾아온 이들을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만들었다.

프로그램은 롯본기를 대표하는 핫 플레이스인 롯본기 힐즈, 도쿄 미드타운을 중심으로 총 7곳에서 진행됐다. 그 밖에도 롯본기 힐즈 내에 위치한 모리미술관(http://www.mori.art.museum/jp/index.html), 미드타운 내에 위치한 산토리미술관(http://www.suntory.co.jp/sma/), 21_21 디자인 사이트(http://www.2121designsight.jp/), 롯본기역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국립신미술관(http://www.nact.jp/), 롯본기 상점가에서 참가 아티스트들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특별히 롯본기 힐즈의 아레나(Arena) 구역에는 롯본기 아트 나이트를 즐기며 밤을 지새울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만족시켜줄 만한 무대가 마련됐다. 개최식 직후, 이 행사의 주역 중 한 명인 쿠사마 야요이가 시를 낭독하고, 일본의 유명 가수 드래곤 애쉬(Dragon Ash)의 멤버 아츠시(Atsushi)가 퍼포먼스를 하는 등 미술에만 치중하지 않고 대중들이 다양한 문화를 즐기도록 한 배려가 돋보였다.

국립신미술관 퍼포먼스 <Time>

미처 아트 나이트 시행 일시를 알아채지 못한 이나 다른 사정으로 방문하지 못한 이들을 위해 3월 25일 오후 6시까지 전시가 계속됐다. 25일 미드타운에서는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지진 복구 작업에 관한 보고회를 개최했다. 이 보고회에서는 현재 복구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어 가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전달했다.

동북지방의 대지진에 관한 주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올해 행사는 바로 1년 전 3월 11일을 되새겨 보는 자리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출품된 다수의 작품 주제가 이에 관련된 것이었다.

교토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아티스트 집단 안테나 (Antenna)는 어린이들이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을 만한 ‘쟈피’라는 캐릭터를 만들어 이를 통해 상심해 있는 일본인들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한다. 미드타운 내에 숨겨진 쟈피 찾기, 자신의 행복도를 알 수 있는 쟈피 운세 뽑기, 쟈피가 그려진 일본식 가마 퍼레이드 등 이틀 동안 롯본기 곳곳에서 쟈피를 만날 수 있었다.

쿠사마 야요이 야외 전시 전경

앞서 말한 쿠사마 야요이 역시 이 행사에서 지진을 의식하여 제작한 신작을 공개했다. 롯본기 힐즈, 미드타운, 국립신미술관 3곳에서 쿠사마 야요이 특유의 물방울 무늬를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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