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로시 센주展
Cli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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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일본 닥종이에 내추럴 아크릴릭 피그먼트 259.1×181.9cm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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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일본 닥종이에 내추럴 아크릴릭 피그먼트 193.8×390.9cm 2012
히로시 센주는 이미 일본에서 전통화(Nihonga, 일본화)의 맥을 이어가며 이를 자신만의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하고, 그 경계를 확장시킨 작가로 유명하다. 전통화 작가로서의 면모는 우선 재료의 사용에서부터 드러난다. 그는 주로 석재, 조개 껍질 또는 산호로 만든 광물성 안료와 닥나무 종이를 사용한다. 주제 역시 한국 중국 일본의 전통화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산수’이다. 그의 그림에는 특히 섬나라 일본의 산수화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유의 물기 가득한 대기가 섬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또한 앞서 언급한 작품 설명에서 볼 수 있듯, 그는 전통화에서 주로 나타나는 고원(高遠), 심원(深遠), 평원(平遠) 표현을 자유로이 넘나들며, 하나의 화폭 위에 모든 시점을 구현해 내고 있다.
이와 같이 히로시 센주의 작품은 지극히 동양적인 측면을 많이 지니고 있다. 표현에서는 서양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면서도, 작가가 느낀 자연에 대한 아름다움을 전통적 방식으로 승화한다. 그는 어느 정도 작품에 대한 내공이 쌓인 편이고, 일본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도 보유하고 있는 성공한 작가임과 동시에 재력가이기도 하다. 그가 뉴욕 미술시장에서 각광받기 전에, 그는 일본에서 먼저 검증을 받고 자신의 색깔을 분명히 정립했다. 글을 마무리하면서 강조하고 싶은 점은 그를 비롯한 뉴욕의 스타 작가 중, 한 순간에 탄생하는 스타는 없다는 것이다.
히로시 센주(Hiroshi Senju) 1958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으며, 도쿄국립대에서 일본화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제 46회 베니스비엔날레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개인 부문 상을 받았으며, 일본의 도쿄 교토, 미국의 뉴욕을 주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도쿄국립대, 도쿄 나리타 국제 공항, 로스엔젤레스 현대미술관 등에서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2011년에 개관한 히로시센주뮤지엄(Hiroshi Senju Museum Karuizawa)에서는 그의 초기작부터 근작까지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그는 뉴욕 첼시의 선다람타고르갤러리와 딜론갤러리(Dillon gallery)의 소속 작가이다. 그는 일본화(Nihonga)를 대표하는 작가로 많은 전시를 열고 있다. 일본화 작가 그룹에는 이외에도 Norihito Saito, Yuzo Ono, Reiko Bando, Makoto Fujimura, Masatake Kouzaki, Kiezaburo Okamura, Asami Yoshiga , Chen Wenguang 등이 속해 있다. 글로벌한 작가들을 많이 선보이는 갤러리가 아닌, 컨템포러리 갤러리에서 이렇듯 한 나라의 전통화를 그리는 작가들을 한 그룹으로 묶어서 전시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선다람 타고르 갤러리(Sundaram Tagore Gallery) 1999년도에 뉴욕 첼시 27번가에 개관한 인도계 갤러리. 1913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Rabindranath Tagore)의 손자 선다람 타고르(Sundaram Tagore)가 갤러리 디렉터이다. 갤러리스트이자 미술사학자로서 선다람 타고르가 내세운 갤러리의 비전은 회화 조각 설치 비디오 사진 영상 시 등 다양한 장르의 기획을 통해 전세계의 재능 있는 아티스트를 소개하고, 서구 문화권과 비서구 문화권 간의 예술 교류의 장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소속 작가들의 국적 또한 다양하다. 앞서 언급한 아시아 출신 작가들을 비롯해 캐나다 출신의 유명한 포토그래퍼 로버트 폴리도리(Robert Polidori), 에드워드 버틴스키(Edward Burtynsky)도 선다람타고르갤러리 소속이다.
뉴욕 첼시의 24번가부터 28번가, 29번가로 확장되어 가는 갤러리 지구 중에서도 선다람타고르갤러리는 27번가를 대표하는 갤러리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2007년에는 뉴욕을 넘어서 비버리힐즈, 홍콩에도 새롭게 갤러리를 개관했다.
글|써니신(뉴욕 특파원), 황경은(갤러리호 어시스턴트 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