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ISSUE] “참 보기 싫은 색채다!”
2012 / 04 / 15
4. 11 총선이 막을 내렸다. 선거철마다 우리 나라에서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 볼 수 없는 이색 풍경이 펼쳐진다. 정당을 구분 짓는 특정 색깔의 ‘잠바’ 물결이 그것. art in culture 4월호 IMAGE&ISSUE에서는 이 현상에 대한 이미지 비평가 이영준씨의 논고를 실었다. 그 전문을 공개한다.
<<art in culture 2012년 4월호(http://www.artinculture.kr/)>>
정치인들은 색채를 물신화한다. 자신을 표상할 때도 그렇고 남을 공격할 때도 그렇다. 그들은 어떤 색을 자신들의 색으로 정하고 당당하게 과시한다. 색깔을 가지고 누군가를 표상하는 일은 색채를 물신적으로 적용해, 사람이 가진 다양하고 변화하는 측면을 한 가지 색에 고착화한다. 그러나 색채의 아름다움은 변화와 생동이다. 색채를 물신화하면 화석화된 죽음의 지대로 몰아버린다. 색은 독점할 수 없다. 정치인들이여! 특정 색깔의 ‘잠바’가 해결방법은 아니다.
글 | 이영준·이미지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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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지난 3월 25일 야권연대 관련 양당 지도부 기자회견에서 포옹하고 있다. 두 당은 4. 11 총선을 앞두고 공동 유세, 교차 유세를 진행할 '개나리 진달래 유세단'을 발족했다. 개나리는 민주통합당의 노란색을, 진달래는 통합진보당의 보라색을 의미한다. ⓒNewsis
색채의 유동성과 생명력을 위해!
색채를 물신화하는 것이 아주 큰 죄악인 이유는 이 세상의 생동함의 표상인 색채를 화석화된 죽음의 지대로 몰아버리기 때문이다. 그것은 마치 아주 귀중한 생물종 하나를 멸종시키는 것과 같다. 생물종들을 멸종시킨 것에 대해 더 이상 아무런 죄의식도 못 느끼는 만큼, 사람들은 색채의 생동성을 죽여버리는 것에 대해서도 아무런 죄책감을 못 느끼고 있다. 색채의 생동성이라는 것이 요란하게 번쩍이는 색채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잘 조화되거나 대조돼 있으면서 미묘한 변화로 사람들에게 자극을 주고 때로는 편안하게 해주는 색채가 적절한 곳에 구현돼 있는 것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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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녹색당, 새누리당, 자유선진당 로고
※추신: 패션, 디자인 쪽 잡지를 보면 꼭 색깔이름을 영어로 쓰는데, 참 ‘bimbo’처럼 보인다. 기왕 영어로 쓰려면 문장 전체를 영어로 쓸 것을 권하고 싶다. ‘This jacket goes well in bright ivory.’ 이런 식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