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GE2012

CIGE 2012

CIGE2012 행사 전경(A구역 입구)

올해 CIGE(China International Gallery Exposition)는 한중 수교 2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이 주빈국으로 초청되었으며, 지난해보다 더욱 많은 한국화랑이 참여했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기점으로 중국 아트페어에 참가하는 한국화랑의 수가 점점 줄어든 반면, 이번 CIGE에서는 한국 화랑들이 A구역의 메인 자리를 선점하여 다시 전성기를 맞은 듯이 보였다. 중국에 기점을 둔 아트미아갤러리를 비롯해, 아라리오갤러리 카이스갤러리 선컨템포러리 표갤러리 박영덕화랑 등 다수의 한국화랑이 참가하여 젊은 작가와 기성 작가를 아우르는 평면회화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소개했다. 또한 B구역에 마련된 기획 전시실에서는 주빈국 특별전 <Solid Illusion Beijing>을 선보였다. 이 전시는 영상, 설치작업 위주의 전시로 이대형 큐레이터가 기획하고 박승모 양민하 박선기 이이남 김세현 강이연 작가가 참여했다. 한국작가들이 다루는 미디어의 재기발랄함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 상에서 거듭 리트윗되면서 무수히 회자되고 있다. 한국작가 기획전 이외에도 청년 작가 기획전 <Mapping Asia>와 비영리공간 초대전 <Subliminals>, CIGE프로젝트 2012가 일반 갤러리 부스와 함께 전시장을 구성했다.

옌 레이 <김정은> 2011

CIGE는 지난 2년을 중심으로 점점 그 규모가 안정화되고 있다. 이번 행사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 스타 작가들의 작품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진 쩡판즈, 위에민준, 장샤오강 등의 중진 작가군이 주로 경매시장에 안착된 반면, 아트페어에서는 화랑이 주목하는 비교적 젊은 작가의 작품이나 외국 작가들의 작품을 주로 선보이는 경향이 짙어졌다.

전시된 작품 중에는 이탈리아의 콘티뉴아갤러리 소속인 옌레이(Yan Lei)의 <김정은>이 눈에 띄었다. 제목 그대로 특유의 굳은 표정으로 박수를 치고 있는 김정은의 모습을 작가만의 개성 있는 색채로 담아 내어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다. 주빈국 한국의 작품 중에서도 현시대 한국의 상황과 맞물린 작품들, 특히 북한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은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 잡았다.

미디어 부스는 여전히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어 아쉬움이 남았다. 복도 공간을 구분해 만든 다소 좁은 부스에서는 한 명 정도의 직원이 정작 행사에는 무관심한 듯 광고판을 지키고 앉아 있을 뿐이었다. 중국국제무역센터 내 전시장의 공간적 사정 때문일 수도 있으나 다른 아트페어와 비교했을 때 확실히 여러 면에서 보완 및 발전이 필요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한편, 입장하고 바로 마주하게 되는 위치에 마련된 ‘폴리옥션’의 귀금속 경매 프리뷰 전시는 철저한 보안하에 치뤄져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중국의 어떤 계층 사람들이 이 행사를 주로 찾는지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역할을 했다. 더불어 2012년부터 VIP 특별 프로젝트를 더욱 늘린다고 하니, 중국 부호들의 식지 않은 예술품 사랑과 이를 놓치지 않으려는 CIGE측의 전략적 활동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겠다.

설치된 이이남 작가의 작품이 전시된 주빈국 기획전 <Solid Illusion Beijing>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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