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Zoom In] '충격 ~ ! 5. 18'

학고재갤러리에서 노순택의 사진전 <망각 기계(http://www.artwa.kr/tc/1038)>(5. 4~6. 10)가 열리고 있다. 그는 지난 6년 동안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카메라에 담아 왔다. 전시장 지하 3층으로 내려가는 계단 오른편 창에는 관람객이 주의 깊게 들여다 보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 광고전단 한 장이 놓여 있다. ‘충격 ~ ! 5. 18’ ‘광주시민의 학살 주범은 누구인가?’ ‘김일성의 비밀지령’ ‘화려한 사기극의 실체’ ‘북한에서 더 성대하게 개최하는 5. 18 기념식’ 등 붉은 글씨가 빼곡하다. 노순택은 작가 노트에 이렇게 적었다. “잔인했던 군사독재도 이젠 끝나고 5월의 영령들도 이제는 명예를 회복했다. 허나 우리 사회는 여전히 광주의 물음에 대답하지 못한다. 군홧발로 짓이겨진 대추리의 절규는, 살인자 대통령을 기념하겠다는 일해공원의 몰염치는, 외로운 섬 강정마을의 피눈물은, 흘러간 옛일이 아니다. 우리는 나랏돈으로 죽은 자와 죽인 자를 동시에 기념하는 부조리의 시간에 서 있다. 좋은 게 좋은 거라는 생각은, 죽은 자의 편에서도 죽인 자의 편에서도 흘러나온다. 망각의 성립은 언제나 공조에서 비롯된다. 이럴 때, 역사는 재빠르게 권력의 의지를 읽어낸다. 스스로를 재구성한다. 예술은 어중간한 중립을 창조한다. 보편을 떠든다. 과거대신 미래를 보라고 선언한다. 순수를 가장한다. 망각, ‘그날’에 대한 망각은 결국, 반복되는 폭력을 승인하겠다는 게으른 의지의 표명 외에 또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