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틴 레베테즈 × 아르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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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row Your Shadows> 멀티미디어 설치 13분 45초 2018
아우구스틴 레베테즈 (1986년생)는 일상의 균열에 초현실적 풍경을 끼얹는다. 평범함이 낯설어지는 순간을 포착하고 그 틈을 그로테스크한 미감으로 채운다. 작가는 브베스쿨오브포토그래피에서 사진을 전공하고, 2011년 아르가우어미술관에서 사진가로서 첫 개인전을 치뤘다. 넓은 벽에 사진을 빽빽이 채웠지만, 결국 그는 프레임의 한계를 깨달았다. 레베테즈에게 ‘이상’은 일상의 벽을 뚫고 나가는 것. 즉 사진의 사각을 넘어 외부로 향하는 매체가 필요했다. 이에 설치와 조각, 미디어로 장르를 확장했다. 전은 무료한 삶에 지친 관객에게 ‘일탈’을 부추긴다. 전시장 입구에 들어서면 반짝이는 새떼가 자유의 전도사로 분해 관람객을 이끈다. 붉은 필름으로 덮인 벽은 현실과 예술을 분리하는 울타리이자, ‘원더랜드’로 안내하는 레드카펫이다. 미술관 정원에 설치한 (2023)엔 떠나간 새들을 다시 모았다. 서로 목적지가 다르더라도 인류는 모두 한 가족이라는 점을 환기했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미디어 설치작 (2018)이다. 고대 샤머니즘을 모티프로 삼아 주술사의 종교 의식을 재현했다. 기괴한 옷을 입은 주술사의 움직임을 따라 제물로 올라온 사물은 반복해서 분해되고 결합한다. 일상이 파괴되고 새로운 삶이 출현하는 순간이다. 작가는 여기에 스톱 모션 효과를 더해 변화의 과정을 강조했다. / 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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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Aus Very Charming Animals: Cats)> 종이에 잉크젯 프린트 22.5×30cm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