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환각, 깜빡이는 그리움

일본의 젊은 포토그래퍼 카네모토 린타로
2026 / 04 / 01

일본 포토그래퍼 카네모토 린타로(Kanemoto Rintaro, 1998년생). 그의 렌즈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치는 도시의 여백을 좇는다. 텅 빈 객석, 관중 없는 스타디움, 인적이 끊긴 뒷골목, 녹슨 자판기가 놓인 모퉁이…. 소란스럽고 번잡한 빌딩 사이에서 시간이 멈춘 듯한 고요를 카메라로 길어 올린다. 린타로 사진에는 인물이 부재하거나 철저히 점경(點景)으로 물러난다. 프레임을 채우는 것은 남겨진 사물과 공간 자체가 내뿜는 미세한 ‘호흡’이다. 작가는 대상에 내러티브를 부여하거나 특정한 감정을 투영하지 않는다. 피사체와 투명한 거리를 유지한 채, 대상이 지닌 고유한 물성과 리듬을 화면에 수평적으로 나열한다. 이러한 관조는 인간의 해석을 걷어낸 진공의 상태에서 비인간이 지닌 날것의 존재감을 수면으로 끌어올린다. 봄볕을 맞으며 유리와 콘크리트, 플라스틱으로 피어나는 사물의 꽃이여.

<Daily #1> 사진 2021 Courtesy of the artist

경계 없는 푸른 꿈은 이렇게 또 흐르는가. 해원에 띄워 떠나보낸 어제의 그리움, 그제의 약속, 잊었던 희망…. 철썩이며 속절없이 밀려오는 네가, 꿈이 아니길 바라노니.

<Daily #2> 사진 2021 Courtesy of the artist

그림자 그물에 걸린 꽃잎 하나. 봄에 피어나 물들어 지기로서니 바람을 탓하랴. 나의 온기, 오롯이 안아준 이 길에 몸을 누인다. 쏟아지는 볕 따라 너는 오는가.

<Spil Kendama Altid Altid> 사진 2018 Courtesy of the artist

막 여문 캔버스처럼 새하얀 벽으로. 봄볕 그림자 실루엣. 풀잎 머금은 초록 페인트 다섯. 개나리 색 동그라미 하나. 그림을 마음에 품은 사물은 이곳으로 모여라. 사생의 주제는 ‘4월’. 우리의 봄을 봄….

<Daily #1> 사진 2018 Courtesy of the artist

나무 사이 숨은 수줍은 초록불 반짝. 햇빛은, 바람은, 잎사귀는 이제 건너시오. 인적이 끊어진 곳. 그리움이 점멸하는, 홀로 오직 너만을 기다리는 깜빡임.

<Malaysia> 사진 2015 Courtesy of the artist

한올 한올 붉고 푸른 매듭에 영근 물방울. 이제 볕을 나래 삼아 날아오를 준비를 마치다. 바람에 실려 구름을 만나러, 다시… 하나 되기 위하여.

<Daily #2> 사진 2021 Courtesy of the artist

황금빛 물결 밀려오는 창 너머로. 도시는 시간을 멈춘다. 이곳은 이다지도 눈부신 봄의 무대, 봄의 환각, 봄의 환희. 네가 물들인 자리마다 꽃은 절정이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