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빌라리얼 ×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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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range Cluster> LED, 아크릴릭, 알루미늄, 전자 장치, 커스텀 소프트웨어 66.7×66.7×15.9cm 2023
레오 빌라리얼(1967년생)은 LED와 컴퓨터 프로그래밍을 결합해 발광 디스플레이를 만든다. 코드를 따라 춤추는 빛으로 전시 공간은 물론 대교, 공원, 건물 파사드 등을 물들여 왔다. 빌라리얼에게 빛은 만물을 이끄는 에너지다. “빛이 있으므로 모든 것은 존재한다. 생명이 자라는 것도, 인류가 밤을 정복한 것도, 예술의 역사도 모두 빛이 배경이다.” 전에서 작가는 빛의 범주를 우주로 확장했다. 성운을 모티프로 제작한 시리즈는 우주를 굽이치는 별의 물결을 재현했다.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 프록록시마조차 4.2광년을 날아가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수천억 개나 되는 별이 그 머나먼 거리를 건너 지구의 밤하늘에 떠있다. 작가는 별에서 느낀 경외감을 작업과 연결했다. LED를 아크릴릭과 배합해 캔버스에 고정하고, 커스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빛의 시퀀스를 연출했다. 각각의 디스플레이에는 천체 연구를 바탕으로 색과 모양, 운행을 반영했다. 조명은 입력된 코드를 따라 끊임없이 변화한다. 눈 깜짝할 사이 유성이 지나가듯 모든 장면은 단 한 번만 볼 수 있다. 미디어아트에 가까운 작품이지만, 빌라리얼은 관객이 작품을 회화나 조각과 같은 방식으로 감상하기를 바란다. “캔버스 너머의 컴퓨터나 전선보다 빛이 만드는 이미지에 주목했으면 좋겠다. 재료 없이 작품을 만들 순 없지만, 공감을 일으키는 시각적 체험이 내겐 더 중요하다.” / 조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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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er Nebula> LED, 아크릴릭, 알루미늄, 전자 장치, 커스텀 소프트웨어 152.4×121.9×7.6cm 20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