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물결

국내 미술관 갤러리 개관 소식 모음 5
2025 / 04 / 01

새출발하기 좋은 봄. 미술공간도 관객맞이로 분주하다. 미술관, 갤러리, 소규모 공간의 개관과 이전 소식 5개를 모았다.

경주 오아르미술관 외부 전경 2025

먼저 개관 소식 2개를 전한다. 오아르미술관이 4월 1일 경주 노서동 119-1번지에 오픈했다. 경주 출신의 컬렉터 김문호가 2005년부터 수집한 소장품 600여 점을 가지고 설립했다. 현대미술의 척박지 경주에 생생한 미술문화의 숨결을 불어넣겠다는 포부다.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구성된 미술관은 연면적만 약 480평에 달한다. 전시장은 천년 고도 경주를 한아름 품도록 설계됐다. 건축가 유현준은 미술관의 위치적 이점을 십분 살려 1층에 ‘대릉원 뷰’ 공간을 조성했다. 푸른 산처럼 솟아오른 고분이 한 폭의 그림으로 다가온다. 개관전으로 소장품전, 일본의 라이징 아티스트 에가미 에츠 개인전, 한국의 대표적 미디어아티스트 듀오 문경원&전준호 개인전 세 개를 동시에 열었다.

피코는 고근호, 박예림, 박정우, 이환희, 최윤희 등 작가 5인과 이재환 디자이너가 공동 운영하는 아티스트런스페이스다. 필동3가 20-14번지에 문을 열었다. 피코는 ‘유사 협력체(Pseudo-Consortium Operation)’를 지향한다. 개별 작가의 서로 다른 관심사를 자율적인 기획으로 이어 나가는 장소다. 본격적인 오픈에 앞서 운영진이 참여한 개관 준비전 <여섯 벽화>(3. 6~4. 4)가 마련됐다. 전시장의 각 벽을 하나씩 맡아 자유롭게 작업을 펼쳤다. ‘불협화음’을 특색으로 내세운 피코의 성격을 강조했다. 6인 6색의 벽화는 각자의 개성을 존중해 긍정적 긴장감으로 공간을 운용하겠다는 비전을 암시한다.

<Conversations>전 전경 2025 에스더쉬퍼 서울
페트라 코트라이트 개인전 <fresh floral ice milk soft blue bruise> 전경 2025 두아르트스퀘이라 서울

다음으로 재개관 뉴스 3개를 소개한다. 그중 두 갤러리가 서울의 주요한 아트벨트 중 하나인 한남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주인공은 에스더쉬퍼 서울과 두아르트스퀘이라 서울. 둘 다 한남동의 강점으로 ‘접근성’을 꼽았다. 주요 미술관과 갤러리가 밀집해 있고, 강북과 강남의 중간에 있어 방문에 편리하다는 것. 베를린, 파리를 거쳐 2022년 서울 지점을 오픈한 메가 갤러리 에스더쉬퍼는 지난 2월 이태원동에서 한남동 791-13번지로 이동했다. 새 보금자리는 미니멀한 기능주의 건축으로 유명한 뉴욕의 스튜디오MDA가 리모델링했다. 특히 이번 서울 브랜치는 곡선형 계단이 트레이드 마크다. 층간을 부드럽게 연결해 전시 관람을 유기적으로 잇는 데 집중했다. 현재 안젤라 블록, 소저너 트루스 파슨스, 살보, 니키 드 생팔이 참여한 단체전 <Conversations>(3. 25~5. 10)가 진행되고 있다.

포르투갈 기반의 두아르트스퀘이라는 2022년 논현동에 서울 지점을 냈고, 지난 3월 한남동 32-49번지로 이전했다. 기존 공간이 단층의 정직한 화이트 큐브였다면, 새 공간은 벽돌 건물의 두 층을 사용해 따듯한 집을 연상시킨다. 1층에선 전속 작가의 개인전을, 3층에선 개인전과 프라이빗 쇼룸을 번갈아 선보일 예정. 4월 20일까지 디지털 페인터 페트라 코트라이트의 한국 첫 개인전을 선보인다.

대구 021갤러리 외부 전경 2025

2016년 대구 범어동에 문을 연 021갤러리는 율하동 1113번지로 이전 재개관했다. 021갤러리는 권도연, 박아람, 캐스퍼 강 등 한국 젊은 작가를 지역 아트씬에 소개해 왔다. 대구의 대표적인 부촌에서 비교적 한적한 율하동으로 옮긴 데에는 자연 친화적 환경이 큰 몫을 했다. 앞으로는 금호강, 뒤로는 팔공산을 끼고 예술과 일상, 자연의 연결을 도모할 예정이다. 재개관 기념전 <Again, 021space>(3. 29~5. 30)는 회화, 조각, 사진,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작가 10인의 작품 30여 점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