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으로 가을 소풍

국내 미술관 갤러리 개관 소식 5
2025 / 09 / 08

올가을, 주목할 만한 개관 소식 5개를 전한다. 먼저 빙하미술관이 5월 31일 원주 판대리 355-3번지에 문을 열었다. 미술관은 기후 위기와 환경 문제의 중요성을 일깨우려는 비전으로 설립됐다. 이곳의 이색 볼거리는 미술관 중정의 넓은 인공 호수에 띄운 구조물. 스테인리스 스틸과 유리로 제작돼, 깎여나간 빙하를 연상시킨다. 현재 지구 온난화를 예술가의 시선으로 조명한 개관전 <1.5℃-Trouvaille>(5. 31~9. 14)가 열리고 있다.

마이어리거울프. 한국 건축가 최욱이 설계했다.

다음은 새로 문을 연 갤러리 소식이다. 서울의 주요한 아트벨트 한남동에 외국계 갤러리 마이어리거울프(60-76번지)가 들어섰다. 이번 신규 화랑 론칭은 독일 마이어리거와 프랑스 조슬린울프의 합작이다. 두 갤러리가 2022년 프리즈 서울에서 공동으로 기획한 미리암 칸의 솔로 쇼가 한국 관객에게 큰 호응을 얻었고, 이는 곧 서울 브랜치 진출로 이어졌다. 디렉터로 선임된 가이아 무시는 조슬린울프에서 유럽 화랑의 진영을 6년간 아시아로 넓혀온 베테랑 갤러리스트다. 개관전 <지난밤 꾼 꿈>(9. 2~11. 7)에선 다양한 장르의 드로잉작품을 한자리에 모았다.

VVGG(견지동 85-24번지)는 복합문화공간 그라운드서울에 문을 연 상업 화랑이다. 그라운드서울 지상 네 개 층을 갤러리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개관전 <Art for Soul, Art for Living>(4. 24~9. 7)은 층별로 다른 콘셉트를 선보인다. 한국 공예가 8인의 작품으로 구성한 2층, 아트퍼니처를 독립된 예술장르로 조망한 3층, 회화, 사진, 도예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 4층으로 미술과 디자인의 융합을 꾀했다.

아만다 볼드윈 <Sienna Sun> 리넨에 유채, 아크릴릭 106.7×86.4 cm 2025_제이슨함 재개관전 <Nude, Flesh, and Love>(8. 30~10. 25) 출품작

새 얼굴로 단장한 재개관 뉴스도 놓칠 수 없다. 제이슨함 신관(성북동 350-4번지)이 리모델링을 마치고 다시 오픈했다. 건물 외벽과 내벽에 흰 돌이 빼곡히 박혀있던 이전 모습에서 깔끔한 화이트 큐브로 재탄생했다. 전시 공간은 두 배 이상 넓어져 쾌적한 관람이 가능해졌다. 재개관전으로 <Nude, Flesh, and Love>(8. 30~10. 25)가 열리고 있다. 작가 16인이 생각하는 이상적 아름다움을 ‘누드’라는 스타일을 경유해 선보인다.

이 외에도 지난해 9월 북촌에 첫 브랜치를 연 라트비아 화랑 레이지마이크가 청담동 112-6번지로 이사했다. 층마다 다른 갤러리가 자리했던 기존 사간동 빌딩에서 목재와 통창이 우아함을 뽐내는 독채로 옮겨 새 둥지를 틀었다. 서울 진출 1년 만의 ‘레벨 업’이다. 새 공간에선 9월 3일부터 10월 11일까지 국내외 작가 9인이 참여하는 단체전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