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문을 활짝~♪

국내 미술관 갤러리 개관 소식 5
2025 / 11 / 10

찬바람 부는 가을, 따끈따끈 개관 뉴스를 모았다. 먼저 하종현아트센터(파주 문발동 637번지)가 9월 1일 문을 열었다. 하종현은 한국 모더니즘 미술의 대표 주자. 마포 뒷면에 물감을 두껍게 칠한 후 앞쪽으로 밀어내는 ‘배압법’을 창안해 단색화의 지평을 넓혔다. 지상 3층으로 구성된 미술관은 연면적 약 897평에 달한다. 현재 개관을 기념해 하 화백의 대표작 54점과 아카이브를 전시하고 있다. 1960~70년대 기하추상화, 배압법을 활용한 대표 연작 등 화업 70년의 하이라이트를 선별했다.

스페이스톤. 외벽은 블랙 세라믹 타일, 내벽은 자연석과 노출 콘크리트로 마감했다. 자연과 인공이 교차하는 중립적 공간을 조성했다. © 스페이스톤

다음은 갤러리 소식. 조각 전문 화랑 스페이스톤(합정동 368-37번지)이 오픈했다. 김현아 관장은 “회화 중심인 미술계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조각의 조형적 가치와 치유의 감성을 재조명하는 것”을 설립 목표로 밝혔다. 석파정서울미술관을 건축한 김영조가 갤러리 설계를 맡아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원통형 공간을 구상했다. 12월 29일까지 진행되는 개관전의 주인공은 한진섭. 그는 가족, 어린이, 동물 등 포근하고 친근한 형상의 석재 조각을 만들어왔다. 전시는 ‘일상의 무게’, ‘뿌리와 마음’, ‘기억의 정원’ 세 파트로 작품 세계를 조명한다.

과천의 대규모 상업 시설 펜타원에는 복합문화공간 오각(과천 갈현동)이 들어섰다. 국내 1호 미술품 경매사이자 문화예술 교육 기관 에이트스페이스 대표 박혜경이 공간 기획을 맡았다. 오각은 이름처럼 선, 향, 서, 담, 원 총 5개 공간으로 나뉜다. 이 중 갤러리에 해당하는 오각선이 <오각가도>(10. 31~2026. 1. 31)전을 개최했다. 전시는 미술애호가 5인의 소장품 70여 점으로 꾸려졌다. 김환기, 이우환부터 제프 쿤스, 장-미셸 오토니엘까지 국내외 거장을 한자리에 모았다. 이달부터 오각향에서는 박혜경 대표, 유정우 음악평론가 등 예술과 인문 분야 명사의 릴레이 토크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성수나무는 아티스트의 ‘인큐베이터’를 꿈꾼다. © 성수나무
메스매스 개관 사전 이벤트 ‘무수골 사생대회’ 참여자 단체 사진. © 메스매스

서울의 신생 공간 두 곳도 함께 소개한다. 성수나무(성수동1가 72-49번지)는 문화예술 플랫폼 에이렌즈 대표 박민경이 열었다. 1960년대 공장 기숙사로 사용되던 낡은 건물을 리노베이션했다. 박 대표는 마당 한가운데 우뚝 선 90살 가죽나무에 마음을 뺏겼다. “오랜 시간 이곳을 지켜온 나무처럼, 젊은 작가가 단단히 뿌리를 내리고 울창한 가지를 펼치길 바란다.” 첫 전시로는 회화작가 박인성의 개인전(9. 13~10. 27)을 진행했다. 작은 방 여러 개로 이뤄진 성수나무는 내년부터 소규모로 작업이 가능한 아티스트에게 공간을 개방할 예정.

메스매스(도봉동 593-38번지)는 고안철 디렉터와 진예리 작가, 김정민 디자이너가 공동 운영하는 아트스페이스다. ‘전시’라는 완결된 포맷보다는 프로세스를 중시하는 대안 공간이다. 진예리는 “착오와 실패가 새로움을 낳을 때 오는 즐거움을 가시화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그 비전은 사전 이벤트로 진행된 ‘무수골 사생대회’에서 엿볼 수 있다. 참가자는 무수골부터 원통사까지 함께 등반하고, 이 경험을 회화, 조각, 비디오 등 다양한 작업으로 재해석했다. 그 결과물이 개관전 <근심 없는 골짜기>(10. 16~11. 6)로 확장됐다. 총 16인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