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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메카,예술도시의

포항문화재단주제전<오토포이에틱시티>

2024/02/27

‘영일만 아트&테크 문화 클러스터(이하 영일만 클러스터)’ 조성의 포문을 여는 기획전 <오토포이에틱 시티>(2023. 12. 15~1. 31)가 (구)수협냉동창고 복합문화공간에서 열렸다. 영일만 클러스터는 포항제철소가 있는 공업 지대를 중심으로 문화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는 도시 프로젝트다. 포항 고유의 산업 특성과 과학 기술, 문화예술이 결합한 국제적인 인프라 구축이 목표. 이번 전시는 영일만 클러스터의 청사진을 그린다. 지역의 형성부터 오늘날까지 이르는 포항의 역사와 유산을 조각, 설치, 영상, 드로잉으로 펼쳤다.

공업 지대에서 문화 거점으로

<오토포이에틱 시티>전의 중심이 되는 작품은 ‘영일만 아트&테크 랩(이하 영일만 랩)’이 제작한 조각이다. 영일만 랩은 한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결성한 프로젝트 팀으로 김윤환, 안효찬, 주민규, 김동석, 앙리 갈로 라발레, 뱅상 조제프 샤를이 참여했다. 동해안 별신굿의 용선(龍船)을 재구성한 <Dragon-bot> 연작(2022)과 용접공을 모티프 삼은 <포항 i>(2023)를 공개했다. 특히 <포항 i>는 유압 에너지를 통해 키네틱 퍼포먼스를 선보이고 관객을 들어 올리는 등 체험을 강조했다. 포항 고유의 가치를 재현하면서도 그 핵심에는 ‘시민’이 있음을 내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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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i>300×400×450cm2023

다음은 포항의 과거와 오늘을 잇는 작품이다. 먼저 <땅 농사와 바다
농사>(2023)는 건어물을 말릴 때 쓰는 새끼줄과 오징어잡이에 사용하는 집어등을 조합해 거대한 기둥 형태의 구조물을 만들었다. 포항 어민의 삶을 떠받치는 땅과 바다의 생명력을 드러냈다. 한편 <어민이라는 존재>는 구룡포에 거주하는 70~80대 실버 세대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담았다. 구룡포는 일제강점기, 6·25전쟁 등 현대사의 숱한 고비에도 흔들림 없이 마을 전통을 이어온 포항의 상징이다. 소소한 일상에서 수륙재, 풍어제와 같은 의례까지 구룡포의 생생한 역사를 구술했다.

그렇다고 포항의 과거만 전시에 담긴 것은 아니다. <재생 프로젝트>(2023)는 폐교 위기를 환경 캠페인으로 극복한 송도초등학교 아이들이 주인공이다. 1970년 개교한 학교는 공장 앞에 있어 학생 모집과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다. 여기에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뭉쳤다. 주변 생태계를 조사하고 새롭게 식물을 가꿔 환경 복원에 나섰다. 그 결과 작년엔 신입 학급이 두 개 반으로 늘어나 활력을 되찾았다. 이남엽 교사와 5학년 1반 어린이들이 전모와 후일담을 영상으로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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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농사와바다농사〉덕장설치새끼줄,오징어잡이집어등가변크기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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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포이에틱시티>전경(구)수협냉동창고복합문화공간2023

<오토포이에틱 시티>전는 포항의 미래를 지금 여기에 펼치는 전시다. 전시를 기획한 이병희 큐레이터는 “낙후된 지역을 재건하는 일반적인 도시 재생과는 다르게, 영일만 클러스터는 대도시의 정체성을 문화예술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라고 그 차이를 강조했다. 이에 발맞춰 포항의 산업 체계를 재생 에너지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움직임도 시작되고 있다. 포항은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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