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로 미술산책
더아트프라자 전경 2024 IBK기업은행 본사 선큰가든
11월에도 코리아 아트위크는 계속된다. 이번 주인공은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더아트프라자(10. 30~11. 3)다. 더아트프라자는 IBK기업은행이 주관하는 미술축제. 신진 작가 지원과 문화예술을 통한 지역 상생을 모토로 대안적 전시, 아트마켓을 선보여 왔다. 행사는 지난 30일 IBK기업은행 본점, 갤러리 공간형 등 을지로 거리 곳곳을 무대로 막을 올렸다. ‘키아프리즈’로 유난히 뜨거웠던 초가을, 아직 그 여운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면 더아트프라자로 떠나보자.
더아트프라자 전경 2024 IBK기업은행 본사 지하
신진 작가 지원+지역 상권 강화
더아트프라자는 메인 전시, 협력 전시, 부대 행사, 아티스트 멘토링, 이벤트, 아트마켓 등 총 여섯 개의 섹션으로 진행된다. 먼저 이번 본전시 <워키토키>는 무전기를 모티프로 갤러리, 기획자, 신진 작가 등의 미술인은 물론, 을지로 소상공인을 연결하는 ‘상생’을 주제로 삼았다. 작가 80여 명이 231개 작품을 선보인다. 봉수대, 전서구 등 전통적인 연락 기구에서 호루라기, 무전기, 휴대폰, 텔레파시까지 사람과 사람을 잇는 다양한 연결망을 시각화했다.
김재욱 <신일월대구도(vertical ver.)> 단채널 비디오 5분 2019/2024
협력 전시 <을지오행설>은 인쇄 타일 도기 전기 조명 섬유 목재 등 을지로를 대표하는 산업과 컬래버레이션해 제작한 작품을 공간형에서 선보인다. 김천수 성소민 소동호 유형우 이수지 이정근 임지현 정해민 등이 참여해 57점을 공개했다. 신진 작가 지원과 지역 상권 활성화, 두 마리 토끼를 노렸다. 이러한 취지는 소상공인과 연계한 ‘TAP 마켓’에도 이어진다. 여기에서는 각 상점과 공방의 아트작품, 수공예 제품 등 ‘힙지로’를 나타내는 디자인 상품을 판매한다.
한편 방문객을 위한 서브 프로그램도 다채롭게 운영된다. 선큰가든에선 박문치, 타이거디스코, 지소쿠리클럽, 데이브레이크 등 유명 밴드와 DJ의 공연이 펼쳐진다. IBK파이낸스타워에는 이소영, 김창옥, 양정무, 정우철이 연사로 나서 미술강연을 진행한다. 지하 아케이드에서는 전시와 연계해 작품과 도록을 직접 제작해 보거나, 을지로 일대를 사운드에 초점을 맞춰 조망하는 워크숍이 마련된다. 앞선 프로그램이 행사 참여자를 위한 이벤트라면 ‘아티스트 멘토링’은 신진 작가 인큐베이팅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조숙현, 최희정, 박진희, 김겸이 포트폴리오 구성이나 글쓰기, 법률관계, 작품 관리 등을 자문하는 시간을 갖는다.
지난 1, 2회 더아트프라자가 을지로 지역을 소개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면, 올해는 을지로와 지역 외부를 연결하는 ‘관계’에 중점을 뒀다. 또한 출품작 판매 수수료, 상점 입점 부스비, 입장료를 받지 않는 상생 기조도 그대로 유지한다. 로컬을 무대로 삼은 아트페어, 페스티벌은 많지만 지역민 참여에 기반을 둔 로컬리티 중심 행사는 드물다. 더아트프라자는 물론, 점점 더 활력 넘치는 을지로 거리가 기대되는 이유다. / 조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