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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과사람,흔들리는…

어윈올라프작고1주기서울,뉴욕회고전

2024/11/13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포토그래퍼 어윈 올라프(Erwin Olaf, 1959~2023). 그는 개인의 자유와 사회적 규범 사이의 긴장을 사진으로 포착해 왔다. 법 관습 노동 관계 역할 등 사회가 강요하는 원칙에 대한 집착과 불안, 상처를 보듬는다. 질서와 체계 이면에 숨은 현대인의 소외를 응시했다. 올라프의 사진은 극적인 조명과 구도, 정적인 포즈, 고요하면서도 강렬한 분위기로 연출된다. 인간의 나약함과 강인함을 동시에 녹여낸다. 그의 작고 1주기를 맞이해 공근혜갤러리(10. 3~11. 2)와 뉴욕 에드윈훅갤러리(9. 3~10. 26)에서 회고전이 열렸다. 두 전시의 주요 출품작을 여기 펼친다. 꽃은 빗속에서 향기가 더 짙어진다. 꽃이 흔들리며 피듯, 사람도 시련을 딛고 꿈을 향해 나아간다. 바람에 흔들린다면 그대도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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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LifewithAnthurium>2018

무채색 세상에서 붉은 잎 하나가 얼굴을 내민다. ‘안스리움’의 꽃말은 불타는 마음. 각진 하루를 견디고 허리를 둥글게 세우나니. 여기 홀로 향기 가득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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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hole7>2012

등을 간지럽히던 어제의 꽃. 다정한 계절이 그립다. 정원을 닮은 벽에 코 넣으면 그 내음 돌아올까. 보고픈 마음, 작은 귀에 봉오리로 먼저 피어났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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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louse,StillLife1>2012

도시의 그리드 뒤로하고, 색안경은 벗을 위해 귀 기울인 태양의 노래를 전한다. 하늘에는 벽지 알알이 놓인 무늬만큼 별이 있단다. 그들도 여전히 너의 노란 향기를 기억하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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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rbaraPortrait>2007

상처 많은 꽃이 향기롭다. 붉은 잎 쏟아지는 얇은 옷. 숨은 몸은 상처와 고독을 품었지만…. 앵두가 이파리 떠나보내고 열매 맞이하듯, 커튼 너머 마주할 내일의 빛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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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Fool,11:30am>2020

하얀 모자는 침묵의 탑. 외면의 시간 속 묵묵히, 고독을 짊어지고 고요히 가라앉는다. 그러나 어둠에도 작은 빛 스며들고, 적막에서 더 단단해진 마음이 있다. 언젠가 되돌아설 그날을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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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illLifewithTriteleia>2018

길이 끝난, 디딜 곳 없는 여기 피어난 푸름. 작은 잎새에 담긴 것은 차가운 병, 직각의 미로를 넘어서는 꿈. 벽 앞에서도 잎은 대지를 포기한 적 없다. 손 뻗는 모든 곳이 그대 하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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