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의 아고라

플랫폼 ‘엑시빗’ 오픈, 총괄편집인 허호정 인터뷰
2025 / 09 / 08

지난 8월 웹 플랫폼 ‘엑시빗(xhibits)’이 발행됐다. 매 호마다 주제를 선정해 동시대 전시를 허심탄회하게 리뷰한다. 창간호 주제는 ‘젊음’. 미술현장을 종횡하는 필자 9인이 오늘날 전시에 통용되는 ‘젊음’의 키워드를 탐구한다. Art는 총괄편집인 허호정을 만나 엑시빗의 기획 의도와 운영 계획을 물었다.

— 엑시빗 오픈을 축하한다. 전시(exhibition) 이야기를 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해 보이는 이름이다. 소개를 부탁한다.
Hur 엑시빗은 전시를 논하는 장소이자 모임이다. 어제오늘 할 것 없이 곳곳에서 전시가 열리는데, 정작 전시를 말하는 시도가 부족하다고 느꼈고, 개별 큐레이토리얼 실천에도 관심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무렵 함께 전시를 만들고 대화를 나누던 동료 기획자, 작가, 평론가와 비슷한 소회를 나눴다. ‘잘 봤습니다’로 일축하는 대신, 전시의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은 싫은지를 더 자주, 제대로 이야기하고 싶다는 욕구를 서로 확인했다. 그렇게 전시 얘기할 판을 깔아보자고 한 것이 ‘엑시빗’이 되었다. 이름은 단순히 ‘전시들(exhibitions)’이라는 단어의 영문 표기에서 알파벳 ‘e’를 뗀 데서 출발했다. 근 과거의 전시나 지금 열리고 있는 전시를 가져와 ‘X표를 치고 가감 없이 이야기한다’는 아이디어를 골자로 삼았다. 지나간 누군가, 제외된 무엇을 지칭하는 ‘ex’, 그리고 중요한 무언가를 표시하는 확인 기호로서 가위표를 겹쳐놓은 것이기도 하다. 엑시빗은 전시를 함께 보는입장에서 글을 청하고, 본격적인 비평보다는 편하게 ‘말하기’에 가까운 형식을 추구한다. 이에 비교적 짧은 텍스트 읽기에 최적화된 웹 플랫폼을 열게 됐다.

— 창간호 주제는 ‘젊음’이다. 왜 이 키워드를 선정했는가?
Hur 우선 ‘X’ 표를 칠 만큼 주요한 전시를 둘러봤다. 멀리는 작년부터, 가까이는 지금 열리고 있는 전시까지 많은 사람이 봤고 또 볼 거라 추정되지만, ‘어떻게’ 봤는지 불투명한 전시를 모았다. 그리고 이들을 관통하는 키워드를 추렸다. 그러다 국립현대미술관의 <젊은 모색 2025>(4. 24~10. 12)를 필두로, 제도권에서 젊음과 청년, 신진을 호명하는 전시를 문제적으로 바라보게 됐다. 필자와 사전 논의를 거치며 이것이 한국의 기금 제도, 전시 공간의 지형과도 맞물려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1호에는 나를 포함해 강재영 강지웅 고근호 김지영 안수민 이연숙 표민홍 황웅태 9인이 글을 썼다.

— 계간 이슈 발행과 더불어 연계 행사도 진행한다고. 올해 예정된 계획은?
Hur 매호 연재 형식으로 특별한 꼭지를 마련하고 있다. 1호의 「X-file」에선 꼭지를 기획한 표민홍이 직접, 혹은 필자에게 청해 전시의 기능을 따져 묻는다. 1호에서는 암묵적으로 통용되는 전시 에티켓을 질문했다. 이후 발간될 이슈에서도 전시를 만들 때 실질적으로 고려되는 요소를 하나씩 짚어볼 예정이다. 현재 엑시빗 웹 사이트(xhibitions.kr)에선 개별 원고를 PDF로 배포하고 있다. 향후 종이 출판을 염두에 둔 거다. 하나의 파일로 배포된다는 점에서 수정이 용이한 웹의 이점도 일면 포기하고 있다. 앞으로는 더 많은 사람과 유연하게 이야기 나눌 자리를 온/오프라인 양면으로 모색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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