쩡 판즈 × 로스엔젤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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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제> 캔버스에 유채 240×400cm 2022
파괴와 중첩, 심안의 풍경
쩡 판즈 (1964년생)는 중국의 광활한 자연에 감정을 녹여 추상 풍경을 그린다. 그가 중국 전통 문인화를 재해석한 랜드스케이프 연작으로 개인전을 열었다. 작가는 초기작부터 인간의 내면 표현에 집중해 왔다. , 연작 등에서 보여준 과장된 눈과 표정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번 전시는 자연과 인간 심리에 포커스를 맞췄다. 산수화의 선묘 기법을 유화에 접목해 자유분방한 필치로 초목의 역동적인 에너지를 표출했다. 실험 삼아 붓을 여러 개 쥐고 그린 시도가 새 화법으로 발전했다. 복수의 붓을 잡는 필법엔 획을 의도대로 컨트롤할 수 없는 부작용이 따른다. 작가는 이러한 우연을 작업 전반에 반영했다. 먼저 하나의 선으로 형태를 잡은 다음, 또 다른 선으로 그 형태를 무너뜨렸다. 생성과 파괴를 반복하며 무수한 라인이 중첩된 풍경을 완성했다. 풀과 가지가 빽빽하게 빗발치는 거대 산림을 화폭에 펼쳤다. 그림을 그리면서 들었던 리드미컬한 음악이 작법에 영향을 주기도 했다. 다양한 굵기의 선으로 화면에 운율감을 주고, 대상과 배경을 대비한 구성으로 정서에 깊이를 더했다. <무제>, (2002~22) 시리즈는 전통 수묵화와 추상회화의 성격이 동시에 드러난다. 객관적 재현을 중시하는 서양화와 내면 세계에 접근하는 동양화 전통을 결합해 하이브리드 풍경화를 구현했다. / 주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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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eng Fanzhi>전 전경 2023 하우저앤워스